이성용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이 2020년 이후 신한금융그룹의 새 먹거리를 찾느라 분주하다.
단순히 연구기관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룹의 핵심참모로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28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이 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혁신금융 3대 핵심방향 가운데 하나인 ‘혁신성장 플랫폼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는 3월에 출범한 신한혁신금융 추진위원회의 혁신금융 3대 핵심방향인 ‘기업대출체계 혁신’, ‘혁신기업 투자 확대’,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 가운데 하나다.
기업대출체계 혁신은 신한은행이, 혁신기업 투자 확대는 그룹 GIB사업부문이 각각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미래전략연구소가 주력 계열사 및 주요 그룹 사업부문과 대등한 위치에서 한 축을 맡고 있다.
‘혁신성장 플랫폼업’은 이 소장이 추진단장을 맡아 전략기획팀, 원신한전략팀, 디지털전략팀, 경영혁신팀 등 지주회사의 16개 팀과 14개 그룹 계열사 전략·디지털 담당 부서가 참여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단계에 맞춰 경영컨설팅 및 금융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존 스타트업 생태계와 다른 형태로 꾸려진 신한금융의 ‘혁신성장 플랫폼’을 올해 9월에 내놓는 것으로 목표를 세워뒀다.
미래전략연구소는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을 발굴하는 조직이었지만 지난해 말까지 1년여 동안 소장 자리가 비어있으면서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말 이 소장을 영입한 뒤 미래전략연구소를 회장 직속 조직으로 바꾸고 연구소장을 CEO(최고경영자)급으로 올리면서 조직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미래전략연구소는 신한금융지주 부서 형태로 운영되며 그동안 본부장급 연구소장이 일하던 곳이었다.
조 회장이 직접 이성용 대표를 여러 차례 만나 자리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연구소장 출신이 계열사 CEO로 이동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연구소장을 CEO급 대우를 해주는 것은 파격적이었다.
미래전략연구소는 다른 금융지주 경영·경제연구소들과 마찬가지로 연구단체의 모습이었지만 2015년 수익창출형 조직으로 정체성을 바꿨다. 이름을 신한FSB연구소에서 지금의 미래전략연구소로 바꾼 것도 이때다.
미래전략연구소는 이때부터 단순 연구조직에서 벗어나 신한금융지주 및 계열사가 추진하는 전략에 필요한 연구를 진행하며 지주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아왔다.
이 때문에 주요 연구결과 가운데 일부를 외부에 공개하는 다른 금융지주사 연구소들과는 달리 외부로 연구자료를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소장은 2020년 이후에 신한금융그룹의 새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 경쟁력 강화방안을 담은 ‘2020 스마트 프로젝트’가 조화로운 성장, 비이자이익 증가, 글로벌 및 GIB(글로벌 투자금융), 신한문화 확립 등의 내용을 담았다면 2020년 이후에 신한금융이 추진할 발전방향을 준비하는 사전사업이다.
이 소장은 미국 NASA와 국방부 소속 조달담당, 인수합병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는데 5년 전에 신한금융 계열사를 컨설팅하면서 신한금융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소장은 ‘
조용병의 브레인’이라 불릴 정도로 핵심 참모로 꼽힌다”며 “조 회장이 긴 안목으로 그룹의 성장방향을 잡아가는 데 미래전략연구소의 역할이 더욱 눈에 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