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장은 이번에 맺은 아랍에미리트 원전 정비사업계약을 놓고 원래 맺으려던 계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24일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계약’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적으로 서비스계약의 장기계약은 5년인 데다 계약 연장도 가능하다”며 “정비업무도 대부분 한국기업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약기간과 계약규모는 계약의 핵심요소인 만큼 아랍에미리트 원전 정비사업을 수주했다는 자체만으로 위안을 얻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한수원과 한전KPS가 ‘팀코리아’로서 컨소시엄을 이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장기 정비계약 경쟁입찰에 참여할 때만 해도 팀코리아가 원전 정비업무를 모두 총괄해 10~15년에 걸쳐 정비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계약규모는 10년 계약을 기준으로 1기당 300억 원을 넘어 모두 1조2천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됐다.
증권가에서는 장기 정비계약규모를 20억~30억 달러(2조3천억~3조5천억 원)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팀코리아가 이번에 나와와 맺은 장기 정비계약은 5년짜리고 계약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나와가 역무지시서를 어떻게 발행하는지에 따라 계약 규모가 결정된다.
정 사장은 아랍에미리트 원전 관계자들이 기술 이전 등을 고려해 한국과 5년 이후 10년, 15년까지 장기 정비계약을 연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은 한국형 원전 기술 APR1400로 설계돼 장기 정비계약도 한국 기업들이 총괄해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나와는 다른 나라 기업과 계약 가능성도 열어 뒀다.
나와는 10~15년 기간의 장기 정비계약(LTMA)으로 경쟁입찰을 진행하다가 24일 한수원과 최종 계약을 맺을 때 5년 기간의 장기 정비서비스계약(LTMSA)으로 전환했다.
나와가 정비업무 총괄과 책임을 보유한 채 필요한 범위에서만 서비스를 맡긴다는 의미에서 계약 명칭에 ‘서비스’를 넣었다.
이번에 장기 정비서비스계약을 맺는 과정에서는 나와와 한전KPS 사이 조건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계약 자체가 무산될 뻔 한 적도 있었고 경쟁입찰 결과도 2월이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약 없이 미뤄지다 6월 말 나오는 등 이미 고비를 경험하기도 했다.
2017년 2월에는 나와가 장기 정비계약을 한전KPS와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려다 경쟁입찰로 전환해 다른 나라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생긴 것이기도 해 한국으로서는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내어주고 있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아랍에미리트 원전 장기 정비서비스계약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장기 정비업무를 수주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아랍에미리트 원전 정비 관련 규정이 달라져 이에 따라 나와가 총괄 책임을 지고 한수원과 한전KPS는 서비스를 이행하는 것으로 약속됐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존에 추진하던 장기 정비계약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