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LF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곽진 현대차 부사장 |
현대자동차가 36개월 무이자 할부 공세를 펼친 쏘나타를 제외하고 국내시장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판매량이 뒷걸음질했다.
더욱이 신형 투싼을 제외하고 다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판매도 부진해 SUV 특수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LF쏘나타는 지난 5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내수시장에서 월간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주요 모델들의 5월 판매량이 4월보다 일제히 떨어진 가운데 나홀로 판매량이 15%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LF쏘나타를 8770여 대 팔았다. 구형 YF쏘나타를 합치면 쏘나타 판매량은 9500여 대까지 올라간다.
쏘나타의 판매량이 급증한 이유는 현대차의 가격정책 덕분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사상 최초로 쏘나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반떼 등에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도입했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1260여 대가 팔려 월간 최다판매기록을 달성하며 무이자 할부 혜택을 톡톡히 봤다.
현대차는 6월에도 36개월 무이자 할부정책을 이어간다. 당초 5월에만 무이자 할부를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자 정책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정책을 이어갈 경우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무이자 할부정책을 철회하면 소비자 반발이 따를 수밖에 없어 정책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이자 할부를 적용할 때 소비자가 받게 되는 이자절감 혜택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48만 원, 쏘나타가 128만 원, 아반떼가 98만 원 수준이다.
현대차의 또 다른 고민은 쏘나타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의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5월 국산차 판매량 순위에 따르면 10위 안에 드는 현대차 모델은 모두 6종이다. 이 가운데 5종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의 소형상용차 포터는 지난달 7400여 대가 팔려 전달보다 판매량이 22% 줄었다. 포터는 올해 들어 영업일수가 적었던 2월을 제외하고 8천~9천 대를 꾸준히 팔았지만 지난달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적용한 아반떼의 판매량도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 신형 아반떼 출시를 앞두고 있어 대기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투싼은 지난달 6200여 대 판매되며 전달보다 판매량이 30% 가까이 떨어졌다. 현대차는 물량 부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희비가 SUV를 포함한 RV(레저용 차량)에서 갈리고 있지만 현대차의 다른 SUV들은 맥을 못추고 있는 점도 현대차에게 고민을 안겨준다.
현대차 싼타페의 5월 판매량은 4월보다 4%가량 줄었다. 싼타페는 올해 들어 꾸준히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는 조만간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인 ‘싼타페 더 프라임’을 선보인 뒤 곧바로 출시에 나서는 만큼 싼타페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
▲ 신형 투싼과 곽진 현대차 부사장 |
현대차의 대형 SUV 베라크루즈와 맥스크루즈의 판매량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베라크루즈는 5월 216대 팔리며 올해 들어 5달 동안 1500여 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맥스크루즈 역시 5월 522대 판매되는 데 그쳐 전달보다 판매량이 22% 감소했다.
베라크루즈와 맥스크루즈를 합쳐도 기아차의 모하비 판매량인 1120여 대에 한참 못 미치면서 현대차의 대형 SUV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라크루즈는 9월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 유로6를 앞두고 단종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각에서 현대차가 제네시스 기반의 새로운 SUV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슬란은 국산차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판매량이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아슬란은 지난달 500여 대 판매되는 데 그치며 판매량이 반토막났다. 출시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이다.
출시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차의 판매량이 이 정도로 떨어진 건 이례적이다.
특히 이 성적표는 현대차가 아슬란을 최대 500만 원까지 깎아주는 등 큰 폭으로 할인해 주고 지난달 중순 아예 가격을 내리는 강수를 둔 이후에 나온 결과라 더욱 뼈아프다.
일각에서 아슬란이 현대차의 실패작 마르샤의 뒤를 잇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1995년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 신차를 내놨다.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3년여 만에 단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