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삼성 유럽 포럼 프레스컨퍼런스'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주방가전의 높은 벽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자리매김하려면 유럽의 장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유럽 주방가전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력하는 프리미엄 가전과 빌트인 주방가전의 수요가 높다.
하지만 유럽시장은 밀레와 지멘스 등 현지업체들의 영향력이 막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진입이 만만하지 않다.
◆ 삼성전자 LG전자, 유럽시장 공략 확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요 경영진이 현지사업을 직접 점검하며 신경을 쏟을 정도로 유럽 주방가전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유럽방문 일정에서 폴란드의 삼성전자 가전제품 공장을 방문해 유럽 현지사업을 점검했다.
삼성전자의 유럽 가전시장 공략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삼성전자는 유럽시장을 노린 빌트인 가전 라인업인 ‘유러피안 셰프컬렉션’을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러피안 셰프컬렉션은 냉장고와 오븐, 인덕션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을 세트로 구성해 유럽시장의 수요에 맞춰 크기를 국내제품보다 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엄영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유럽총괄로 배치하는 등 유럽시장의 마케팅 확대에 힘쓰고 있다.
|
|
|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유럽 주방가전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 3월 LG전자 주주총회에서 “유럽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가전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올해도 변화와 도전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유럽시장에서 LG전자 주방가전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해 폴란드 가전제품공장에 83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럽은 현지업체들이 철옹성으로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지키고 있다.
유럽에서 주방가전시장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빌트인 주방가전시장 규모는 연간 24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에서 밀레와 지멘스, 일렉트로룩스, 보쉬 등 유럽업체들이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독 유럽시장의 주방가전 점유율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유럽시장의 특성상 시장진입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 유럽시장 브랜드 충성도 높아, 현지업체들 초강세
유럽시장은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으로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유독 다른 시장보다 높다.
유럽은 생활가전시장이 가장 처음 열린 지역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현지업체 제품의 장단점과 특성을 잘 알고 있다. 유럽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국내 브랜드보다 유럽업체들의 제품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유럽 현지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럽시장에서 제품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철학과 문화가 세대를 걸쳐 전달된다는 인식이 강해 기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 프리미엄 생활가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빌트인 가전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업체들의 강세를 보이는 시장을 뚫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에서 현지업체들이 빌트인 가전시장을 주름잡는 이유는 빌트인 가전사업에 일찌감치 진출해 브랜드 인지도에서 크게 앞서기 때문이다.
|
|
|
▲ 쾰른 국제가구박람회에 전시된 밀레의 주방가전제품 |
밀레는 1994년부터, 지멘스는 무려 1960년부터 빌트인 가전제품을 출시했다.
빌트인 가전 생산을 최근에야 시작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에서 현지업체의 명성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독일 가전업체인 밀레는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83%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밀레는 올해 초 열린 쾰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382종의 주방가전 제품을 공개하며 업계 선두주자의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지멘스는 빌트인 전문 브랜드 ‘가게나우’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가게나우의 냉장고는 4천만 원, 오븐은 1천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 제품이지만 최상류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 삼성전자 LG전자, 유럽시장 장기적 성장 목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장기적 성장을 기대하며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시장에 현지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프리미엄 주방가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한다면 유럽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 꾸준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미국과 유럽시장은 현지 빌트인 가전업체들이 강세를 보여 확대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올해부터 유럽시장에서 최강자들과 경쟁해 승부를 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올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셰프컬렉션’의 유럽시장 마케팅 행사를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LG전자는 유럽시장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스페인과 독일에 ‘냉장고 고객생활조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의 기획단계부터 유럽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해 유럽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러시아 모스크바 주변의 공장용지를 매입하고 유럽 생산공장을 늘려 시장공략을 강화하려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