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이 러시아 등 북방국가들과의 경제협력에 대비해 영일만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6일 경북도청에 따르면
이철우 도지사는 6~7월 경북도와 대구시에서 기업들을 초청해 포항시 흥해읍 영일만항 이용을 요청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과 이강덕 포항시장. |
경북도 관계자는 “수출입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일만항을 홍보하고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를 설명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일만항은 6선석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4선석이 항만 물류를 위한 3만 톤급 컨테이너선이 접안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 지사와 이강덕 시장은 영일만항의 물동량을 확대하기 위해 화주와 선사 등 기업들에 항로연장 지원금, 이용장려금 등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인센티브 예산은 도비 15억 원, 시비 15억 원 등 매해 30억 원이 배정된다. 영일만항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취급하는 인천항에 2019년 배정된 인센티브 예산이 25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이처럼 이 지사와 이 시장이 영일만항에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영일만항이 장차 ‘환동해시대’를 맞이해 러시아 등 북방국가들과 경북의 경제협력에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TX 포항역, 포항공항 등 주요 교통 인프라인 철도·공항과 연계한 시너지도 전망된다.
이 지사는 북방국가들로 수출하는 규모를 현재 5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1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15일 포항시 영흥동에 북방 경제협력을 전담하는 경북도 동부청사의 문을 열었다.
이 지사는 “북방 경제협력 활성화로 환동해권에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경북의 미래가 동해안에서부터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영일만항 이용에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영일만항을 통해 포항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후쿠오카 등을 오가는 페리의 운항을 추진해 환동해권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포항시는 2020년 준공 목표로 영일만항에 7만 톤급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국제여객부두를 건설하고 있다.
이 시장은 “포항시는 일본 서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중간 지점에 있어 기항지로 매력 있는 도시”라며 “크루즈 선사나 여행사가 포항시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일만항이 국내 항만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경북도와 대구시 권역의 전체 수출입 물동량 중 영일만항을 이용하는 컨테이너 화물은 3%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영일만항의 물동량을 전국 단위로 비교하면 비중은 더욱 낮아진다. 2017년 기준 전국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영일만항이 차지한 비중은 0.4%에 불과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화물을 보내는 기업은 배가 자주 들어오는 항만을 바라고 선사는 물동량이 많은 항만을 원한다”며 “기업 사이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물동량을 확대하기까지 단계적으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2017년 11월 포항시 인근에서 일어난 지진에 따른 피해도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영일만항은 당시 1번 컨테이너 부두가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면서 남은 컨테이너 부두 3선석만으로 물동량을 감당해 왔다.
포항시 관계자는 “부두 복구설계를 마쳤고 복구에 필요한 예산 26억 원도 확보했다”며 2020년까지 복구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