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지분 인수로 우리카드 실적반등의 발판을 마련할까?
정 사장은 1분기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고전했지만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지분 인수를 통해 롯데카드와 협업을 본격화한다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우리카드가 롯데카드와 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와 구성한 컨소시엄은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롯데카드 지분 80%의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재무적투자자인 만큼 롯데카드 경영에 관여하지는 않겠지만 자회사인 우리카드를 내세워 롯데카드와 협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 사장은 롯데카드와 협력을 본격화해 시너지를 내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주요 고객군이 겹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의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들이 주류로 전체 회원의 65%가 여성이다.
여성 회원 가운데는 구매력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30~50대 비중도 79%에 이른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카드의 정석’ 시리즈로 개인회원을 크게 늘리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법인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영업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카드를 법인회원 카드시장에서 최상위권 사업자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분사하며 많은 기업고객을 이어받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롯데카드 회원 약 796만 명 가운데 우리카드 회원 685만 명과 겹치지 않는 고객 수를 400만 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가 롯데카드와 협력으로 지금 회원 수의 약 60%에 해당하는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고객군은 서로 다르다”며 “롯데카드 회원의 소비패턴 등 빅테이터를 활용한 새 사업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사장은 카드수수료 인하와 레버리지 규제 등으로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직접 디자인까지 참여한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내놓고 카드업계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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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재 카드'라고도 불린 카드의 정석이 300만 좌 넘게 발급돼 우리카드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 1865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순이익이 25% 늘어난 것으로 카드업계에서도 최고 성장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4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9% 줄었다. 캠코 부실채권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을 감안해도 순이익은 13.5% 줄었다.
카드업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정 사장이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인수로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는 카드수수료의 매출 비중이 높아 카드수수료 인하가 본격화된 올해 고전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며 “하지만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인수로 예상 밖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생겼다”고 바라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향후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협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