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인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동아원은 CJ제일제당, 대한제분과 함께 국내 빅3의 밀가루회사다.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3남 전재만씨의 장인이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동아원은 2011년 자사주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혐의가 포착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동아원은 2008년 사료업체인 SCF(옛 신촌사료)를 합병하면서 보유하게 된 자사주 1065만주(지분율 17.0%)를 2010~2011년에 걸쳐 전량 매각했다. 2010년 자사주 300만 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군인공제회에 매각했으며, 2011년 나머지 765만주(12.2%)를 같은 방식으로 외국계 기관투자자에게 팔았다.
그런데 2011년 매각 과정에서 주가에 줄 충격을 피하기 위해 중간책을 통해 주가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몄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대량 자사주 처분시 주가하락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브로커를 동원해 주가를 관리했다는 것이다. 동아원은 자사주를 전량 처분한 뒤 2012년부터 다시 이를 사들여 현재 426만 주(6.54%)를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조사2국에 이 사건을 맡겼고 주가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 제재를 결정하기로 했다.
동아원은 그동안 끊임없이 전 전 대통령이 비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동아원은 지난해 9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이 의심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동아원은 이 과정에서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신탁투자를 연장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 회장이 전 전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 1672억 원 가운데 270여억 원을 부담하기로 한 것과 이번 시세조종 관련 조사가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동아원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계약을 맺어 170억 원의 현금을 만들었다. 업계는 이 돈이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납부에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원의 최대주주는 한국제분으로 동아원의 지분 48.35%를 보유하고 있고, 이 회장은 한국제분의 주식 31.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아원그룹은 한국제분을 비롯해 나라셀라, 단하유통, 대산물산, 한국산업, 동아푸드, FMK, 운산학원, 해가온 등 식품부터 와인, 패션, 사료, 자동차 판매 분야까지 3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회장은 3명의 전직 대통령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사돈관계를 유지하는 등 혼맥을 자랑한다.
이 회장의 큰딸인 운혜씨는 전 전 대통령의 삼남인 재만씨와 결혼했고, 둘째딸인 유경씨는 신명수 신동방그룹 회장의 동생인 신영수씨의 아들 기철씨와 결혼했다. 신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씨를 사위로 뒀는데, 노씨와 신 회장 딸은 이혼했다.
또 셋째딸인 미경씨는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결혼했다. 조 회장은 동생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아들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상무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동아원의 지난해 매출은 6355억7천만 원으로 전년 대비해 4.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억5천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