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기업의 메모리반도체 공급조절 의지가 올해 실적 개선 여부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기존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하지만 이미 예고된 실적 부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6조2천억 원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는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60% 줄어든 수치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D램 평균 공급가격이 직전 분기와 비교해 27%, 낸드플래시 가격이 23% 떨어지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를 이끈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사업에서 영업이익 3조7천억 원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68.5%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한편 삼성전자의 서버용 D램 일부에서 불량이 발생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반도체업황이 2분기부터 점차 개선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세계 대부분의 반도체기업이 1분기에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추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기업이 일제히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면 공급과잉이 일부 해소돼 반도체업황 회복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D램업황을 놓고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서 수익성 개선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김선우 연구원은 “D램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반도체기업들이 올해 반도체 공급 조절에 얼만큼 강한 의지를 보일지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흐름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시장 조사기관 IHS 분석을 인용해 “메모리반도체 수요 약세와 가격 하락세가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대부분의 메모리반도체기업이 출하량과 재고관리를 위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