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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왼쪽)이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G4 공개행사에서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중국 스마트폰시장 공략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의 인지도가 높은 미국과 중남미에 집중하고 중국시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조 사장이 스마트폰 최대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시장을 놓고 너무 뜸을 들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 조준호, 중국 공략을 뒤로 미루는 이유
1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올해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중심을 해외에서 미국과 중남미시장으로 잡았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4를 출시하면서 중국을 1차 출시 국가에 포함하지 않았다. 조 사장은 뉴욕 행사에 직접 참석하며 미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달 29일 뉴욕에서 “내년까지 한국, 미국, 중남미 쪽이 LG전자 스마트폰의 주력시장이 될 것”이라며 “다른 시장은 진입 교두보를 만드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른 시일 안에 중국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판단해 이런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끼어들 틈새를 찾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0.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3을 앞세워 중국시장을 공략했지만 여전히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5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북미 스마트폰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IRP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북미시장에서 중저가스마트폰 확대에 힘입어 북미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넘게 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이런 점을 감안해 우선 경쟁력있는 시장에서 성공해 LG전자의 인지도를 더욱 높인 뒤 이를 기반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세워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이제 겨우 흑자로 돌어선 마당에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투입했다가 다시 적자로 돌어서는 일을 겪으면 안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중국시장은 일단 중점시장이 아니다”며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을 비롯해 강점을 확보한 시장 중심으로 가고 중국시장은 기타지역에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시장지위를 확보할 때 확장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훈 LG전자 전무도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인지해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서둘러서 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중국시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 등 장기적 관점에서 한걸음씩 나아가는 전략이 필요해 1, 2년이 아닌 큰 그림을 보고 있다”고 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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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G4 |
◆ LG전자, 중국시장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조 사장이 LG전자의 중국 스마트폰시장 진출확대에 너무 뜸을 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걸려는 업체들에게 중국시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의 영업이익률이 낮아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확대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중국시장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급성장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중산층이 늘어났고 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인 것도 중국시장에서 아이폰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팀 쿡 애플 CEO도 "이렇게 많은 중국인들이 중산층 대열에 합류하는 광경을 이제껏 본적이 없다"며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같은 판매처가 없다면 그렇게 성장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중국공략을 늦출 경우 중국시장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애플이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투입하고 화웨이나 사오미 등 중국업체들도 중국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확대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의 경우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소비자가 한 번 아이폰을 구매하게 되면 이들을 빼앗아 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중국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한 스마트폰시장에서 반전을 도모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