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보증준비금은 2017년 1259억 원에서 2018년 1536억 원으로 1년 사이 22%(277억 원) 늘었다.
보증준비금은 미래 손실액 등을 반영해 보험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쌓아두는 자금으로 ‘보험부채’에 해당한다. 보증준비금의 증가는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의 보증준비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증시 부진으로 변액보험 투자 수익률이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보증준비금이 늘어난 것에는 PCA생명 인수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도 “변액보험 투자 수익률이 떨어진 영향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올해에도 증시 부진이 전망되자 투자 수익률 하락에 따른 보증준비금 부담을 덜기 위해 당분간 변액보험의 투자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일부 경제지표에서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하 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우선 해외 자산의 비중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변액보험 투자 수익률을 방어에 나섰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 규모는 2017년 말 3조8천억 원에서 2018년 11월 기준 2조5천억 원까지 1조 원이 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하 부회장은 해외자산의 비중을 상당부분 줄인 만큼 앞으로는 이 비중을 유지하면서 구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주식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경기 여건이 양호한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채권 부문에서는 환율 차이에 따른 수익을 얻기 위해 유럽 국가들의 채권을 늘려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신흥국 투자와 하이일드 채권(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 투자는 수익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점진적으로 축소할 계획을 세워뒀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다만 아시아의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은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 기업들을 향한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