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야심차게 내놓은 콜택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택시’의 초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택시 초반 인기가 다음카카오의 이벤트 정책 덕분이라며 이벤트 기간이 끝나봐야 카카오택시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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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
27일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출시된 카카오택시가 승객과 기사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며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앱) 가운데 가장 돋보이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국내 6만3천여 대의 콜택시 가운데 벌써 4만 대가 넘는 콜택시 기사 회원을 확보했다. 반면 SK플래닛의 ‘티맵택시’ 기사 회원은 5500여 명에 불과하다.
카카오택시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승객 수도 10만 명에 육박해 경쟁 앱인 티맵택시, 백기사, 리모택시 등보다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카카오택시가 출시 초반부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섣부른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택시가 국내 3800만 가입자 수를 자랑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아이디로 가입할 수 있는 데다 설치와 가입이 간단하다는 점도 초반 흥행의 한 원인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택시업계를 비롯한 현장의 반응은 다소 신중하다.
카카오택시 기사용 맵을 이용하는 택시기사들은 카카오택시가 출시초반 인기를 끄는 원인이 다음카카오의 파격적 이벤트 정책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다음카카오는 4월30일까지 ‘콜대기’ 버튼을 누를 때마다 건당 2천 원씩, 최대 4만 원을 지급하는 기사용 앱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서울에서만 20년 째 택시를 몰고있다는 한 택시 기사는 “콜대기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최대 4만 원의 혜택을 보기 때문에 상당히 파격적”이라며 “카카오택시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콜대기' 버튼을 눌러야 기사들이 승객의 콜 요청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버튼을 누르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벌이는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택시 승객용 앱 이용률이 높은 것도 최초 사용자에게 다음카카오가 커피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다음카카오의 이벤트가 끝난 뒤에야 카카오택시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서 다음카카오가 펼치고 있는 카카오택시 무료 수수료 정책이 유료로 전환될 경우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카카오택시 승객용 앱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콜요청이 너무 빈번하다며 카카오택시에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시의 한 택시기사는 “콜요청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며 “콜 요청에 따른 수익성만 따졌을 때 카카오택시와 기존 앱의 차이를 크게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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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카카오 콜택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택시' |
이 기사는 “카카오택시의 최대 장점은 수수료가 없다는 것”이라며 “수수료가 유료로 전환되면 이탈하는 기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카카오는 이벤트 기간이 지나더라도 당분간 수수료 무료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카카오택시가 당장의 수익을 위해 펼치는 사업이 아니라 가입자를 늘려 시장성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유료로 전환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펼치고 있는 적립금 이벤트가 끝난 뒤 추가 이벤트를 펼치겠다는 계획은 없다”며 “카카오택시는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수수료 등 수익문제에 대해서 현재까지 논의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택시의 1차적 목표는 택시기사들에게 꾸준히 승객을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것”이라며 “승객에게도 편리한 콜택시 이용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본질에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