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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의 주식’ 제일모직 주가는 도대체 얼마가 적정할까?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슈를 타고 초강세를 보였다. SK그룹에 이어 한진그룹이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올리면서 삼성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 적정가를 놓고 증권업계 의견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제일모직 주가는 24일 전날보다 5.31%(9500원) 내린 16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제일모직은 23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가 반영되면서 13% 가까이 급등해 종가가 사상최고가인 17만9천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단숨에 10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제일모직 주가가 초강세를 보인 것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영향 때문이다. SK와 SKC&C의 합병에 이어 한진그룹도 한진칼과 정석기업 합병을 결정하자 삼성그룹도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개편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3.2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7.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제일모직이 핵심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제일모직 주가가 24일 하락한 데는 국세청 세무조사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은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소속 조사요원들을 동원해 제일모직에 대한 정기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은 에버랜드시절인 2010년 이후 첫 정기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제일모직은 5년 만에 한 번씩 기업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벌이는 세무조사인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증권가에서 제일모직에 대한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신한금융투자는 24일 제일모직에 대해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투자확대에 대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30~35조 원이 클린룸과 건물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일모직 건설사업부 실적의 꾸준한 증가가 기대되고 만약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합병을 할 경우 시너지가 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소 연구원은 제일모직 주가의 상승여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제일모직은 스웨덴의 존경받는 발렌베리 가문의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와 같은 회사가 될 전망”이라면서도 “2017년 예상실적, 셀트리온과 동일한 기업가치, 용인땅 시가평가 등 모든 기대요인을 반영해도 상승여력은 3.4%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가 돼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 10%만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지분가치는 34조 원, 20% 확보를 가정하면 최소 지분가치는 68조 원”이라며 “이는 현재의 시가총액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고 내다봤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역할을 하게 되면 지분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란 얘기다.
반면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23일 “지분을 공짜로 확보할 수는 없는데도 제일모직의 시가총액 상승 시나리오에 지분확보라는 이야기만 언급된다”며 “제일모직의 상승이 이런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면 실체보다 심리에 의한 이상급등으로 머지않은 시일에 다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12월18일 코스피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공모가 5만3천원 대비 100% 오른 10만6천원에서 시초가가 형성됐다.
올초 새해 첫 장이 열리자마자 이미 공모가의 3배를 넘어섰다. 그러다 지난 3월18일 3개월보호예수에 묶였던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 넉달이 지난 현재 주가는 이미 공모가 대비 200%, 시초가보다 약 46%가 올라있는 상태다.
제일모직 주식은 오는 6월17일 대주주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