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박 사장은 올해 5조 원대 중반의 투자를 하기로 했는데 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보다 많은 액수다.
|
|
|
▲ 최태원 SK그룹 회장 |
이번 결정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하이닉스 내부에서 최 회장의 부재로 대규모 투자를 놓고 고심하면서 미래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있었는데 최 회장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의 투자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올해 5조 원대 중반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로 하면서 SK하이닉스의 미래성장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씻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 사장은 23일 실적발표에서 “현재 1분기까지 2조 원의 투자를 집행했다”며 “전체 계획의 변동은 없지만 올해 환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규모는 5조 원 중반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투자를 집행하기로 한 금액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보다 많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체 5조109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로 한 것은 최 회장이 SK그룹의 주력사업으로 부상한 SK하이닉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2011년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된 뒤 4조 원대의 투자를 결정했다. 최 회장의 이런 결정은 SK하이닉스 성장의 밑받침이 됐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 내부에서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
반도체산업은 기술변화 주기가 빨라 끊임없이 연구와 시설에 투자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쉬운데 최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신규사업을 육성해 80%에 이르는 D램사업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박 사장이 “지난 2년 동안 실적에 도취하다가 성공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한두 번 잘못하면 미끄러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
|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박 사장은 올해 주력인 D램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낸드플래시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워내려고 한다.
박 사장은 장기적으로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이 훨씬 큰 비메모리반도체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본다. 전체 반도체시장에서 비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이른다.
그러나 박 사장의 입장에서 최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수조 원에 이르는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부재가 SK하이닉스의 미래성장동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번에 대규모 투자결정으로 이런 불안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대실적을 거뒀음에도 SK하이닉스 안팎에서 향후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이런 불안감은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