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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창둥 제이디닷컴 회장 |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제이디닷컴'이 한국기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들이 '알리바바'에 구애를 펼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제이디닷컴은 류창둥 회장이 세운 전자상거래업체로 알리바바에 이은 후발주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디닷컴이 4월에 한국기업들의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한국관 JD.HK를 개설한다.
제이디닷컴은 한국기업들의 중국진출을 돕기 위해 1년 동안 입점사용료를 면제하는 파격적 조건도 내걸었다. 또 한국기업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1대1 맞춤형 지원정책도 실시한다.
제이디닷컴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2위 기업이다. 지난해 5월 나스닥에 상장해 알리바바, 아마존, 이베이 등과 함께 글로벌 전자상거래 빅4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제이디닷컴은 지난해 거래액이 2602억 위안(약 47조 원)을 올리고 중국 300여 도시에 당일 배송이 가능한 물류시스템을 갖추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류창둥 회장은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해 한국기업을 위한 중국진출 설명회에 나와 “우리는 중간유통업체를 끼지 않은 한국의 순수 생산업체들과 협력할 것”이라며 “강력한 진품정책과 중국 내 최첨단 물류시스템으로 한국업체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이 제이디닷컴에 한국기업과 제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것은 중국인들의 한국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상품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며 “앞으로 전자상거래를 통해 한국제품을 구매할 중국소비자들이 훨씬 많아 중국시장을 개척하면 지금보다 5~10배 넘는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3대 전자상거래업체는 알리바바와 함께 제이디닷컴, 웨이핀후이가 꼽힌다. 이들 업체들은 모두 사이트 내에 한국전용관을 여는 등 국내판매자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직구족 사이에서 한국화장품이나 의류 등은 값이 싸고 질이 좋아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제이디닷컴은 ‘짝퉁’ 근절과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워 알리바바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엄격한 정품관리 기준을 적용해 이를 위반한 업체에 대해 상품 1개당 100만 위안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판매를 금지한다.
제이디닷컴 창업자 류창둥 회장은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1974년 장쑤성에서 태어나 베이징 명문대학인 인문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류 회장은 전공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았고 졸업 후 재팬라이프라는 일본계 건강보조기구업체에서 사업 노하우를 배웠다. 류 회장은 24세 때 회사를 그만 둔 뒤 전자제품 판매점 ‘징둥멀티미디어’를 세워 창업에 나섰다.
그가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계기도 뜻밖이다.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을 휩쓸자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줄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을 지경이 되자 할 수없이 온라인 전용 매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류 회장은 그뒤 연평균 200%가 넘는 빠른 성장을 거듭해 1년 뒤 1천만 달러를 투자받아 회사를 키웠다.
제이디닷컴은 설립 7년여 만에 나스닥에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쳐 현재 시가총액 286억 달러의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했다. 류 회장은 자산가치가 약 50억 달러에 이르러 중국 젊은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류 회장은 TV나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반면 업무시간의 3분의 1을 100만 명이 넘는 웨이보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비교되는 데 대해 “경쟁을 즐기고 있다”며 “제이디만의 스타일로 우뚝 서겠다”고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