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로봇사업에 일치감치 진출한 대기업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LG전자 로봇사업은 가정용과 산업용 등 여러 모델을 선보이며 시동을 거는 단계에 그쳤지만 올해는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려 제품군도 확대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9’가 끝난 이후 LG전자의 로봇 분야 개척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로봇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앞으로 서비스 로봇이 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로봇사업을 미리 준비해 온 LG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CES 2019로 무대를 국한하면 이번 전시회의 승자는 LG전자와 네이버인데 이들의 로봇 기술 협력은 상징적”이라고 바라봤다.
로봇사업은 LG전자가 미래 성장사업으로 점찍고 2016년부터 역량을 쏟아 온 사업이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세계 로봇산업 규모가 2015년 710억 달러에서 2019년 13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LG전자가 내놓은 로봇 클로이 라인업만 하더라도 서비스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스마트홈 로봇 등 모두 9종에 이른다. 엔터테인먼트 로봇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처럼 다양한 로봇 종류를 선보이는 것은 하나의 제품군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단기적으로 상업용 로봇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 로봇, 가정용 로봇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가정 생활로봇과 산업로봇, 웨어러블 로봇, 펀 로봇 5개 축으로 로봇사업을 구성해 자원 재배치 등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펀 로봇은 음악이 나오면 방탄소년단 춤을 추는 등 공연을 하는 엔터테인먼트용 로봇”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네이버랩스와 공동으로 로봇주행 기술 등 여러 로봇 관련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두 회사는 우선 LG전자의 ‘클로이 안내로봇’에 네이버의 고정밀 위치·이동 통합 기술 플랫폼 ‘xDM(eXtended Definition & Dimension Map)’을 적용해 로봇 주행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가전과 연동돼 작동하는 ‘클로이 홈’의 성능을 높이고 인공지능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를 개발하는 데도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만든 로봇이 TV와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 허브를 대체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로봇사업을 2~3년 안에 수익을 창출하는 주력사업으로 키워 시장에 클로이 로봇을 단계적으로 상업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언제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로봇이 필수제품의 영역 안에 포함돼 있지 않은 만큼 보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까지 시간이 걸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로봇 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생략된 높은 판매단가가 걸림돌”이라며 “흥미를 유도할 수 있는 영역임은 확실하나 시장성 확보까지 요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