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사업 실적을 놓고 자신있는 태도를 보였지만 반도체업황 악화에 대응해 시설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공산이 크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22일 아시아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생산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이재용 부회장은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마친 뒤 산책을 하며 "반도체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타임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경쟁력에 자신있는 태도를 보인 한편 업황 침체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급격하게 떨어지자 시설 투자를 더 조심스럽고 유동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두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업황 악화를 기회로 삼아 경쟁사를 압박하기 위해 올해 시설 투자를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부 증권사와 시장 조사기관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도체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 원가 절감 능력이 앞선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훨씬 실적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시장 점유율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시아타임스를 통해 "중국 정부가 반독점법을 들어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투자 확대로 무리한 경쟁을 유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지면 중국 정부의 압박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최근 이어진 반도체업황 악화를 충분히 극복할 만한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는 점도 무리하게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D램업황이 하반기부터 빠르게 회복되며 반도체시장 침체기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도 나온다.
아시아타임스는 익명의 한국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신사업 발달로 올해 2분기부터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