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북한 경제협력사업에서 한국보다 중국이 더욱 유리하다고 바라봤다.
박용만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북한 경제 실상과 경제협력 여건 콘퍼런스’에 참석해 “2018년에 평양과 북한-중국 접경 지역을 다녀왔다”며 “한국과 북한의 경제협력이 예상보다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북한경제 실상과 경제협력 여건’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중국은 북한과 비슷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점, 막대한 자금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 한국보다 앞선 경쟁요소를 갖고 있다”며 “중국의 조선족 기업가들도 중국과 북한의 경제협력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전문가들도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북한의 경제개방 과정에서 중국과 조선족 기업인들이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춘복 중국 난카이대학 교수는 “북한 경제 개방은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중국의 경제특구를 모델로 전개될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한국·북한·중국 3자 협력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국산 조선반도연구원 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조선족 기업가들이 북한사업에 경험이 많다”며 “북한 제재가 완화되면 조선족 기업가들이 중국의 북한시장 진출에 중간다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경제협력을 추진하기 전에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장호 대외경제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대외여건 때문에 경제협력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경제협력 기반을 닦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며 “한국과 북한이 주로 상품 분야에서 체결하고 있는 협정을 노동과 자본, 서비스 분야로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북한이 서로 이익을 보는 경제협력을 구상해야 한다”며 “북한은 기술 협력을 통해 산업 전반의 기술 수준, 설비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업인 300여 명이 참석해 한국과 북한의 경제협력에 관심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