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요 쟁점을 놓고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있는 만큼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 사이 몇 가지 쟁점을 놓고는 양쪽이 한 발씩 물러나며 진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파업이 막바지에 철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업을 놓고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점 역시 노조가 파업 카드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노사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주요 쟁점은 성과급 지급 규모,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직급별 기본급 상한제) 등이다.
이 가운데 성과급 지급 규모를 놓고는 회사가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회사는 당초 성과급 지급 기준을 자기자본이익률(ROE) 10%로 제시했으나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보로금과 미지급 시간외수당을 합쳐 300%를 제시했다. 회사가 크게 양보한 만큼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어느 정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페이밴드 도입을 놓고도 어느 정도 양보했다.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안에 윗 직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기본급을 계속 동결하는 일종의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다.
현재 KB국민은행은 2014년 11월 입사자부터 페이밴드를 적용하고 있다.
회사는 당초 전체 직원에게 페이밴드를 도입하려 했지만 현행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동안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이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페이밴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KB국민은행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반면 노조는 페이밴드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페이밴드가 도입되면 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기본금이 줄어들게 된다고 노조는 보고 있다.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일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치고 있다.
현재 부점장들이 평균 5.5개월 임금피크제를 먼저 시작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1964년에 태어난 직원들은 업무와 상관없이 올해 1월 또는 7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승진해서 영업일선에 나선 부점장들이 임금피크제에 진입할 때나 희망퇴직 때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미 산별 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현재보다 1년 연장하기로 한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 연 100만 원 지급안은 철회했다.
KB국민은행은 막바지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면서도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전국 1천여 개의 점포 가운데 절반 점포를 거점점포로 운영하고 ATM(현금자동입출금기)과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로 고객을 유도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이미 며칠 전부터 주요 지점 앞에 안내문도 붙여 8일을 제외한 다른 날짜에 은행을 이용할 것도 안내했다.
노조는 7일 오후 7~8시쯤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파업 전야제를 열고 이튿날인 8일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조는 일단 8일 하루만 경고성 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5차례 파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어느 정도의 영업차질이 빚어질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은행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 등을 포함해 모두 1만76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1만4천여 명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노조는 전산인력을 포함한 필수 인원을 뺀 전국 영업점의 대다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