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가전제품 박람회로 해마다 연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SK텔레콤은 ‘CES 2019’에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한데 모이는 노스홀(North Hall)에 부스를 차린다.
‘SK의 혁신적 모빌리티’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SK텔레콤은 CES 전시기간에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게 된다.
SK텔레콤이 전시할 ‘단일광자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 기술은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위한 필수적 기술로 꼽힌다.
단일광자 라이다(LiDAR)는 악천후의 기상조건 속에서도 빛 알갱이 하나(단일 광자) 정도의 미약한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안전 기술이다. 목표물과 거리를 300m 이상 늘렸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별된다.
미국과 일본 등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지닌 선진국들이 자율주행차 제작을 놓고 안전 지침을 발표한 점을 생각하면 단일광자 라이다(LiDAR)의 해외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연방정부는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지침(ADS)’을 통해 자율주행차들이 시스템 안정성(System Safety)과 차량 사이버 보안(Vehicle Cybersecurity)를 갖출 것을 의무화했는데 SK텔레콤의 단일광자 라이다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보도에서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 기술요소로 인공지능(AI) 시스템, 라이다(LiDAR), 복합센서 등을 중요도 순으로 꼽으면서 라이다(LiDAR)가 자율주행차 기업의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의 포드와 GM 등이 2021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박 대표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자율주행차의 통신보안 경쟁력을 다진 것이 수익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SK텔레콤은 2018년 2월 세계 1위의 양자센싱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업체 ‘IDQ’를 인수해 라이다 기술을 개발했는데 박 대표는 인수 당시 “안전이야말로 5G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SK텔레콤의 두 번째 야심작은 차량이 수집한 도로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HD맵(고정밀지도) 업데이트’다.
HD맵은 박 사장이 2017년 1천억 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SK텔레콤이 공들여온 자율주행 기술이다. 도로 주변 지형지물, 신호등, 교통표지판 등을 정밀하게 담아내 운전자의 안전성과 주행의 정확도를 높인다.
SK텔레콤은 이 HD맵 업데이트로 ‘티맵의 세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북미와 유럽, 아시아를 아우르는 ‘세계 표준 자율주행용 HD맵’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5월 SK텔레콤은 세계 표준의 자율주행용 HD맵을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연합체인 ‘원맵 얼라이언스(OneMap Alliance)’를 결성했다. 유럽의 초정밀 지도업체인 히어, 중국의 내비게이션용 지도 회사 내프인포, 일본의 전자장비업체인 파이어니어 등이 뜻을 모았다.
SK텔레콤은 협력사들과 개발할 HD맵을 자율주행차 제조사 및 위치기반 서비스기업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세계 표준 HD맵을 개발하는 데 그동안 축적해온 티맵 데이터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티맵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월 1200만 명)를 보유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이다.
결국 HD맵 업데이트는 티맵의 가능성을 해외에서 타진하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원맵 얼라이언스의 HD맵 개발은 현재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본래 계획대로 2020년에 글로벌 HD맵을 공식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전시를 함께 꾸리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SK텔레콤이 자율주행 기술을 해외로 확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말부터 자율주행차 전담팀을 꾸려 ADAS(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등 관련 반도체 기술을 해외 여러 곳에 공급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독일의 폭스바겐과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제휴를 맺으면서 공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SK계열사들의 네트워크가 합쳐지면 SK텔레콤의 해외시장 확대가 원활해질 수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각기 보유한 SK그룹 계열사들이 한데 모이는 것이 기업 PR 차원에서 훨씬 효과적이라 판단해 참여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