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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은 한화그룹 해외 전진기지로 왜 베트남을 선택했을까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9-01-04 16: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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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6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승연</a>은 한화그룹 해외 전진기지로 왜 베트남을 선택했을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2018년 12월6일 베트남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베트남 정부 관계자, 한화그룹 관계자들과 함께 준공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그룹>
“한화그룹의 핵심 글로벌 전진기지로서 성공신화를 만들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글로벌사업의 무게 중심을 베트남에 놓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였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값싼 인건비, 기업하기 좋은 환경 등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한 나라다.

김 회장은 왜 이제야 베트남을 한화그룹의 해외 전진기지로 선택하고 본격 진출 의지를 보일까?

4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8년 주요 계열사의 지사 설립, 생산기지 준공 등의 준비를 마치고 2019년 본격적으로 베트남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18년 8월 베트남 제1그룹인 ‘빈그룹(Vingroup JSC)’에 4억 달러(45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 한화에너지는 10월 베트남 호치민에 태양광사업을 담당할 지사를 설립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월 베트남 하노이 외곽 화락하이테크단지에 항공기 엔진부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김 회장은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베트남사업에 힘을 싣기도 했다. 김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은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김 회장이 베트남을 한화그룹의 글로벌 전진기지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발전 가능성이 꼽힌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은 국내총생산 2239억 달러로 세계 45위에 그쳤지만 경제성장률은 6.8%로 세계 20위에 올랐다. 베트남은 2017년뿐 아니라 2015년 6.1%, 2016년 6.9% 등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이 과거 값싼 인건비 등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다면 앞으로는 경제 발전에 힘입어 매력적 내수시장으로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인구가 15번째로 많아 내수시장 잠재력이 충분한 나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 인구동향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는 2017년 기준 9554만 명으로 1억 명에 육박한다.

김 회장의 베트남 진출 강화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아 떨어진다.

베트남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주요 대상인 아세안 10개국 가운데서도 핵심국가로 꼽힌다.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의 베트남 수출 규모는 2020년이면 1천억 달러에 이르러 유럽연합(EU) 전체의 수출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현재 단일 국가 기준으로 중국, 미국에 이은 한국의 제3위 수출국이다.

베트남이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관련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김 회장의 베트남 투자 확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1%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부 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베트남 정부는 2017년부터 태양광업체에게 법인세와 관세, 토지 사용료면제 등의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김 회장이 뒤늦게 베트남을 글로벌 전진기지로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화그룹은 애초 한화생명을 통해 국내 어떤 기업 못지않게 베트남에 빨리 진출했다.

한화생명은 2005년 베트남에 진출했고 2009년 베트남에 지분 100%의 현지법인을 세우며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빨리 영업을 시작했다.

한화생명이 베트남에 진출해 10년 동안 직접 발로 뛰며 구축한 영업망과 인프라도 김 회장이 베트남을 글로벌 전진기지로 삼는 데 영향을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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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이 2018년 12월6일 베트남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준공식에서 쯔엉화빙 베트남 수석부총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그룹>

김 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한화를 위해 베트남에서 방산과 태양광 등 제조업을 중점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 역량이 부족한 분야에 성급히 진출해 손실을 떠안거나 현지시장 이해 부족으로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 12월 베트남 공장을 준공하며 앞으로 국내 창원 공장에서는 고도화된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 제품을 만들고 베트남 공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요구되는 제품군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18년 12월 베트남 방문시 빈그룹의 팜느엇브엉 회장을 만나 제조업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업은 사업 특성상 내수시장을 벗어나기 쉽지 않지만 제조업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베트남은 중국 시장과 관련한 규제가 높아진 현 상황에서 최고의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사업협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2007년 태국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해외시장 개척을 강력히 촉구한 뒤 성과도 있었지만 전사적으로 보면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철저한 사전 분석과 준비를 거쳐 해외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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