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을 의결했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확정으로 손 행장은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2020년 3월까지 겸직한다.
손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업무의 시작으로 지주사에 적합한 조직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손 행장은 시너지추진부를 다시 만들고 프로젝트금융부에 부동산투자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분주하다.
시너지추진부는 2014년 당시 우리금융지주의 규모를 줄이는 과정에서 사라진 부서다.
당시 우리금융지주는 지방은행 등 주요 계열사들이 매각되자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추진부의 존재 가치가 줄었다고 판단했다.
손 행장은 이번에 계열사들의 공동 마케팅 업무를 시너지추진부로 옮겼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마케팅을 시너지추진부가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마케팅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설립되더라도 당분간 우리은행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너지추진부는 우리은행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투자금융팀의 신설은 손 행장의 투자은행(IB) 부문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존 금융지주들이 증권사 업무를 포함해 투자은행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손 행장이 증권사 인수에 앞서 이런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조직을 만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손 행장은 부서 신설, 개편 등 조직의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업무방식 등 조직의 ‘소프트웨어’를 다듬는 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주에 한 번 있던 각 그룹 임원의 대면보고를 2주에 한 번으로 줄이고 업무 영역이 유사한 그룹은 개별보고 대신 공동보고를 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손 행장은 대면보고를 줄였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상시 보고체계는 강화해 더 커질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시험해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로 전환된 뒤에도 표준등급법 적용으로 대형 인수·합병이 어려운 만큼 손 행장이 내년에 조직 정비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에 내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 확충 부담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자본 확충 부담으로 대형 인수·합병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손 행장이 1년 동안 조직을 정비하며 내부등급법이 적용되는 2020년 이후를 대비해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