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케이뱅크 성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심 행장은 부행장 직급을 새로 만들고 금융권 출신 임원들을 내세워 금융 전문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정통은행’으로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심 행장은 앞으로 케이뱅크 조직을 은행과 비슷하게 바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행장 바로 아래에 별도의 직책을 두지 않고 사업총괄본부, 재무관리본부, 경영기획본부, 위험관리본부, ICT융합본부 등 5개 본부의 본부장들이 이끄는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는 보통 은행들이 행장 아래에 총괄부행장 등을 두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KT가 회장 아래에 부회장을 별도로 두지 않고 부문장 체제로 운영되는 것과 비슷하다.
심 행장은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본부장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부행장 직급을 신설함으로써 은행의 조직체계를 케이뱅크에 일부 적용했다.
케이뱅크의 첫 부행장으로는 정운기 재무관리본부장이 임명됐다.
정운기 부행장은 1961년 생으로 1964년 생인 심 행장보다 나이가 많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2003년에는 한국개발연구원에서 MBA를 졸업했다.
정 부행장은 우리은행 출신으로 뉴욕지점 수석부지점장, 중부기업영업본부기업지점장, 검사실장 등을 지낸 금융전문가다. 직급은 부행장으로 승진했지만 재무관리본부장을 계속 맡게 된다.
심 행장은 이번 인사에서 옥성환 경영기획본부장과 양영태 경영기획팀장도 각각 전무와 상무보로 승진 임명했는데 두 사람 역시 정 부행장과 같은 금융권 출신이다.
옥성환 전무는 1969년 생으로 경남 진주 명신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불종합금융에서 경력을 시작해 KT 재무실, 전략기획실 등에서 자금을 담당했으며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미국 공인재무분석사(CFA),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신용분석사 등 자격을 갖춘 재무 전문가다.
양영태 상무보는 1968년 생으로 경남 밀양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애큐온캐피탈의 전신인 KT캐피탈에서 사업개발그룹장을 역임했고 이번 승진을 통해 케이뱅크에서 본부 하위조직인 시너지그룹을 이끄는 시너지그룹장을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비금융권 출신인 심 행장이 케이뱅크의 금융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시행으로 KT 등 대주주들의 투자가 이뤄지면 케이뱅크가 지금보다 더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심 행장이 이에 대비해 금융 전문가들을 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케이뱅크의 조직의 크기를 감안해 작은 규모로 이뤄졌다”며 “내년에 추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규모가 더 커지면 금융 전문성 강화를 위한 본격적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