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JB금융그룹 주요 임원들의 임기 만료에 맞춰 ‘새 판’ 짜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용택 전북은행장이
김한 JB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용퇴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JB금융지주의 2대 회장에 선임되면서 JB금융지주가 출범한 2013년 이후 첫 경영권 승계자로서 발을 내딛는다.
JB금융지주는 2013년 출범할 때부터
김한 회장이 6년여 동안 진두지휘해왔던 만큼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하는 것이다.
올해 말과 내년 3월에 JB금융지주와 광주은행, 전북은행 임원(사외이사 포함) 48명 가운데 33명이 임기가 끝나면서 김 내정자가 6년여 동안 지속되어온 ‘
김한 회장체제’에서 벗어나 ‘새 판’을 짤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김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그 전에 진행되는 JB금융지주 자회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는
김한 회장이 참여하겠지만 용퇴의사를 밝힌 김 회장보다는 김 내정자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지주 사외이사 5명은 모두 임기가 끝난다. 이 가운데 김대곤 최정수 이용신 사외이사는 각각 2~4차례 연임해왔기 때문에 물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외이사는 연속해서 5년 넘게 일할 수 없다.
안상균 비상임이사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고 윤세욱 김태진 김병용 상무와 박민영 이사의 임기는 올해 12월31일까지다.
주요 계열사 대표의 임기도 3월에 끝난다.
JB금융지주의 계열사 5곳 가운데
임용택 전북은행장과
송종욱 광주은행장도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고 김 내정자가 맡고 있는 JB자산운용 대표이사도 새로 선임해야 한다.
이 밖에 전북은행 부행장 9명 가운데 8명이, 광주은행 부행장 11명 가운데 8명이 각각 올해 말과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JB금융지주가
김한 회장의 ‘용퇴’ 이후 경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새 회장을 빠르게 선임한 이유이기도 하다.
임용택 전북은행장과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나란히 올해 좋은 경영성과를 거둔 만큼 평가 측면에서는 연임에 걸림돌이 될 여지가 없다.
전북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873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보다 51.4%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순이익을 새로 썼다.
광주은행도 3분기 누적 순이익 141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7% 늘었다.
다만 유력한 지주 회장 후보로 꼽히던 임 행장은 지주 회장 후보직을 거절한 만큼
김한 회장 뒤를 따라 용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한 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줄 때”라며 물러나기로 한 만큼 김 내정자가 새 경영체제를 꾸릴 수 있도록 임 행장이 부담을 덜어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내정자는 1957년 생, 임 행장은 1952년 생이다.
전북은행 안팎에서는 차기 행장으로 내부 출신 행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와 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신창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2017년 9월부터 행장을 맡은 만큼 임기가 짧았던 데다 1962년생으로 젊은 CEO(최고경영자)에 속하는 만큼 연임할 것으로 점쳐진다.
송 행장이 1968년 광주은행 설립 이후 49년 만에 나온 광주은행 내부출신 행장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로 꼽힌다.
JB금융지주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2019년 사업계획과 자회사 CEO 선임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