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세의 반등을 두고 명확한 원인이 나오고 있지 않는 가운데 가상화폐업계의 악재는 이어지고 있어 이번 상승이 단기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가상화폐(비트코인) 이미지.
19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5시20분 기준으로 416만7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17일까지만 해도 360만 원을 간신히 지키고 있었지만 이틀 동안 10% 넘게 급등했다.
다른 가상화폐도 모두 17~19일 동안 10% 넘게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 이오스는 시세가 2100원 선에서 40% 가까이 뛰어 29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급락세를 보이던 가상화폐 시세가 반등한 이유로는 저가 매수세 유입과 미국 백악관 인사 등이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말에 강한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증시 자본 일부가 가상화폐시장으로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세가 1년 전보다 90% 가까이 떨어진 만큼 증시 투자자들도 최근의 시세를 바닥으로 판단하고 저점 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으로 가상화폐에 호의적 태도를 보이는 믹 멀베이니를 임명한 점도 가상화폐 시세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말도 나온다.
믹 멀베이니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지지자로 미국 하원의회 자문단체인 블록체인위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상화폐업계에서조차 이러한 이유들만으로 시세 급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이틀 동안의 시세 변화를 두고 내부에서 여러 원인들이 꼽히고 있지만 10%가 넘는 급등을 설명할 만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며 “명확한 원인이 없는 이번 시세 상승이 투자심리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가상화폐 시세 반등의 명확한 원인은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가상화폐업계의 대형 악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18일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채굴회사인 비트메인의 홍콩증권거래소(HKEX)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이를 두고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테마섹 등 대형 투자회사들이 비트메인 투자설을 부인한 데다 비트메인이 불법 채굴로 소송에 휘말린 때문으로 보인다.
비트메인이 미국으로 판매한 채굴기들은 채굴된 가상화폐를 비트메인으로 보내도록 만들어진 것이 드러났다. 이에 미국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놓았다.
악재가 이어지자 가상화폐시장이 인터넷회사 주가가 폭락했던 ‘닷컴버블’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 공동 창업자인 매튜 윙클러는 “가상화폐시장은 불확실한 미래 가치에 의존하는 점이 2000년 닷컴버블과 닮았다”며 “상승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투자가들의 전망은 근거가 없다”는 글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남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