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주식 10%를 보유하고 있는 노스케가 일부 지분을 매각한 것은 현대글로비스에 악재가 아니라 호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지분매각은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운송물량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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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3일 “노스케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한 것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며 “노스케의 남은 지분 9.5%를 언제든 팔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한 이유가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성이 둔화됐기 때문이라는 의구심이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 해운사 빌헴슨의 자회사 노스케는 19일 현대글로비스 지분 0.5%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노스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기존 10%에서 9.5%로 줄었다.
남 연구원은 “그러나 지분매각의 행간을 읽어 보면 현대글로비스에게 대형 호재”라고 평가했다.
노스케의 지분 매각은 유코카캐리어스가 그동안 독식해 온 현대차 수출 물량의 계약이 끝나는 2016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남 연구원은 “유코카캐리어스에서 현대글로비스로 자동차해상운송사업이 이전될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현대글로비스에게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완성차해상운송(PCC) 전문 해운사로 2002년 현대기아차가 지분 20%를, 노르웨이의 해운사 빌헴슨과 스웨덴의 해운사 발레니우스가 각각 지분 40%를 출자해 설립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현대기아차와 2012년부터 2015년 말까지 물량의 60% 이상을 운송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으로 현대글로비스가 운송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 물량은 최대 40%로 묶여있다.
남 연구원은 “유코카캐리어스가 담당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운송 물량을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할 경우 매출은 1조8천억 원(2014년 매출 대비 12.7%), 영업이익은 1822억 원(2014년 영업이익 대비 2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월 대주주 지분매각으로 일감몰아주기법에서 자유로워졌다”며 “유코카캐리어스의 물량 이전 가능성뿐 아니라 이에 따른 현대글로비스의 공격적 사업확장으로 성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13.39%를 기관투자자에게 전량 매각했다.
이 매각으로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29.99%로 줄어들어 현대글로비스는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현대차그룹의 수출 물량은 원래 현대상선이 담당했지만 2002년 유코카캐리어스가 출범하면서 물량이 이전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코카캐리어스에 매년 일정 수준의 일감을 보장해 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직접 설립한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완성차해상운송(PCC) 사업에 진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유코카캐리어스와 현대기아차의 거래 규모는 2011년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의 현대기아차 거래 규모는 2011년 9983억 원에 이르렀지만 2013년 8720억 원으로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