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영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랜드로버가 잘 팔리고 있다.
랜드로버는 어느덧 서울의 '강남형 SUV'로 통한다. 고가일수록 더 잘 팔리는 명품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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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랜드로버는 1~2월에 975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판매량이 6천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랜드로버는 영국의 프리미엄 SUV 브랜드다. 영국왕실의 공식 의전차량과 영국 군용차로 납품된다.
랜드로버의 대표적 모델은 레인지로버로 ‘사막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린다. 레인지로버의 보급형모델인 디스커버리, 레인지로버 이보크,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도 출시돼 있다.
랜드로버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였다. 그런데 2010년 폭설로 서울의 교통이 마비됐을 때 4륜구동인 랜드로버가 눈덩이를 넘어 자유롭게 주행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때부터 특히 서울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 폭설 때도 자녀들을 안전하게 등하교시킬 수 있다는 말이 나돌면서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랜드로버는 한때 ‘강남 학부모 SUV’라는 별명이 붙었다.
랜드로버의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9년까지 판매량이 600~700대 수준에 머물렀는데 2010년부터 30%씩 늘어나다 2013년부터 증가율이 50% 이상으로 높아졌다.
랜드로버 판매량이 급증하는 데 독일차에 대한 식상함도 한몫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 브랜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입차시장을 주도해 왔다. 수입차시장에서 독일차 강세가 이어지자 최근 독일차가 아닌 수입차를 찾는 발길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독일차 4개 회사(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는 지난해 판매량이 2013년보다 평균 29% 증가했다.
그런데 랜드로버 50%, 벤틀리 96%, 롤스로이스 50%, 피아트 129%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덜 알려진 브랜드의 지난해 판매 증가세가 독일차를 앞지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랜드로버 판매량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 비싼 가격을 내세운 명품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한다.
랜드로버의 국내 판매가격은 매우 비싼 편이다. 랜드로버코리아는 국내에서 풀옵션 조건으로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4년형 레인지로버 가격은 1억9850만 원,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6630만 원~8190만 원이다. 2015년형 레인지로버스포츠는 1억4100만~1억5120만 원에 팔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