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내세운 인수주체가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고속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 파트너스(IBK펀드)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조만간 직접 만나 금호고속을 놓고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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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IBK펀드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주체의 적절성을 놓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내세운 금호고속 인수 인수주체 가운데 금호터미널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의 경우 인수주체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인수주체로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을 내세웠다.
인수대금에 대한 지분구성은 금호산업 20%, 아시아나항공 25%, 금호터미널 25%,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 30%다.
이 가운데 금호산업은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금호산업이 금호고속 인수주체로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는 구조인 만큼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고속 인수주체로 나선 데 대해서도 똑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박삼구 회장을 봐주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의 자금력도 의문으로 제기된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보유의 금호리조트 지분을 제외하는 조건으로 금호고속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뜻대로 된다고 해도 IBK펀드가 받으려는 매각가격은 4천억 원 정도다. 이렇게 계산하면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은 무려 12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이 없다. 조합원도 500명을 밑돌고 있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1200억 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할지에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이 때문에 IBK펀드가 박 회장에게 인수주체로 내세운 곳들의 자금능력을 입증하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 보유 금호리조트 지분을 인수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 48.8%는 인수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2년 IBK펀드에 금호고속 지분을 넘기면서 펀드의 후순위 출자 지분 30%를 1500억 원에 취득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이 매각되면 이 1500억 원을 돌려받게 된다.
IBK펀드 입장에서 이번에 매각에서 제외된 금호리조트 지분을 현물 배당형태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넘길 경우 큰 손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