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는 QR코드 호환 문제로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며 제로페이 참여의 득실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제로페이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제로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등이 나서 결제 과정에서 결제 대행회사와 카드사를 없애 수수료 0%대를 가능하게 만든 결제수단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면서도 “시범사업 이후에도 제로페이에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카카오페이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정부와 ‘QR코드 표준’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제로페이 시범사업에서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와 서울시는 제로페이가 기존 간편결제회사들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QR코드 표준’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6일 내놓은 ‘QR코드 표준’은 카카오페이의 기존 QR코드와 호환이 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됐다.
카카오페이의 QR코드와 정부의 QR코드 표준은 보안 기준에서 차이가 있는데 기술적으로 호환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는 QR결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QR코드 규격을 개발하고 15만 개가 넘는 가맹점에 이를 설치했는데 정부 규격에 맞춰 새로운 QR코드를 다시 보급해야 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우선 구축해 놓은 인프라를 지키며 자체 QR코드의 경쟁력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움직임을 두고 중국의 간편결제회사인 알리페이와 제로페이를 두고 앞으로 사업방향을 어디에 맞출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의 투자를 받아 알리페이와 호환되는 QR코드를 개발했는데 이를 버리고 정부의 표준에 맞추는 것이 나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 시범사업의 진행상황을 유심히 살필 것”이라며 “제로페이가 크게 성장한다면 알리페이와 호환을 포기하더라도 제로페이에 참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제로페이 확산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만 있으면 사용이 가능해 제로페이 확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QR결제 시장에서 독보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용자가 2500만 명에 이른 데다 9월 한 달 결제액만 1조8천억 원을 넘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제로페이 불참은 QR코드 호환 문제는 아니다"며 "카카오페이는 자체 사업계획, 카카오계정에 기반하는 서비스의 특수성, 금융플랫폼으로서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 등을 이유로 제로페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