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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지주의 회장과 은행장 분리는 '제왕적 리더십'과 결별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11-06 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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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지주회사들이 지주 출범 초기부터 꾸려온 회장과 행장 겸직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지배구조를 꾸리고 출발선에 섰다.

지주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었던 ‘제왕적 리더십’이 각종 부작용을 불러오기도 했던 만큼 이를 벗어나 그룹의 도약을 위한 새 틀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방금융지주의 회장과 은행장 분리는 '제왕적 리더십'과 결별
▲ (왼쪽부터)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지난해 각각 지주 회장과 행장 분리한 데 이어 올해 지배구조와 관련된 규정 정비와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도 각각 마쳤다.

DGB금융지주도 올해 말까지 새 대구은행장을 뽑아 지주 회장과 행장 분리 작업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BNK금융지주가 출범한 지 6년여, JB금융지주는 4년여 만에 겸직체제를 벗어났고 DGB금융지주는 4년여 만에 겸직체제를 깨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룹 덩치가 커지면서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현실적 필요성이 높아진 점도 있지만 지주 회장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면서 각종 구설수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과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등 각 금융지주의 초대 회장들은 지주의 주력 은행 계열사의 행장도 함께 맡았다.

주력 은행을 기반으로 지주가 출범한 만큼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을 확보해 그룹의 새 수익원을 확보하고 성장세를 이끌기 위한 강한 리더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지방금융지주는 인수합병시장에서 지방은행과 캐피탈,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 여러 업종의 매물을 사들이며 그룹의 자회사들을 빠르게 늘렸고 이를 바탕으로 순이익도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역경제를 넘어 수도권과 글로벌 공략에서 속도를 내면서 지방금융지주의 한계를 뚫어내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각 지주 회장에게 권력이 쏠리면서 ‘제왕적 권한’을 견제하지 못한 폐단이 나타나면서 그룹의 성장세를 발목잡는 ‘덫’이 되기도 했다.

성세환 전 회장은 2017년 4월 BNK금융지주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에서 각각 물러났다.

여기에 부산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된 혐의까지 더해지면서 BNK금융지주의 내부 통제 시스템을 향한 지역사회의 불신이 더욱 커졌다.

박인규 전 회장 역시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혐의와 대구은행 채용비리 혐의를 각각 받자 2018년 3월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검찰의 구속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예상보다 반년 넘게 미뤄지면서 한동안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들은 과거에 소위 금융지주 ‘왕회장’으로 불리며 강력한 권한을 휘둘렀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못지않은 권한을 쥐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주 이사회 및 은행 이사회가 대부분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으며 연임 과정에서도 검증과 제동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그룹 성장세를 이끌었던 ‘공로’과 그룹 이미지를 실추시킨 ‘과오’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초대 지주 회장들을 뒤로 하고 각각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체제를 마련한 셈이다.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지주 출범 초기에는 전북은행장을 겸직하다가 광주은행을 인수한 뒤에 임용택 전북은행장을 선임하고 광주은행장을 맡았다. 그 뒤 2017년 9월 송종욱 광주은행장에게 행장 자리를 비워주고 지주 회장만 맡으면서 겸직체제를 끝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투 뱅크 체제’를 안착하기 위한 결정으로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별다른 잡음없이 가장 안정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성공한 곳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금융지주들은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비은행 계열사를 골고루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제 첫 걸음마를 뗀 만큼 실제로 그룹 성장세와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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