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놓고 “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라고 바라봤다.
이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대답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김 의원이 KDB생명과 최근 신한금융그룹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의 실적이 엇갈렸다며 “산업은행 아래 있는 기업이 방만 경영을 한다”고 지적하자 이 회장은 “두 곳은 비교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오렌지라이프는 건전한 회사였다”며 “KDB생명은 이유도 모르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인수했는데 인수 직전 3년 동안 누적 적자가 7500억 원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바라봤다.
오후 국감에서 김종석 의원이 다시 “(산업은행 인수 뒤에도) KDB생명의 경영이 더 악화되고 있는데 이런 기업이 처음은 아니지 않냐”고 묻자 이 회장은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지금 들고 있는 부실기업은 4~5년 전 이전 정부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현재 취임 후에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원매자가 나타나면 이른 시일 안에 매각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이 회장은 “국내 조선3사(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가 세계 1~3위로 현재 과잉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쉽게 팔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3사 가운데 누가 먼저 경쟁력을 회복할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먼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능하면 이른 시일 안에 민간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을 놓고 이 회장은 현재 인수하려는 기업은 없는 것 같지만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팔 용의가 있다고 했다.
김종석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KDB생명 등은 날이 갈수록 우리나라 재정과 국민 세금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구체적 매각 기준과 보유한 지분을 어떻게 투명하게 매각할지 등을 놓고 구체적 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