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인 D램에 들이는 시설 투자 규모를 내년부터 더욱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발전의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진 만큼 반도체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김경민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19년 D램 시설 투자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의 효율과 당위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같이 D램 공정 기술력에서 앞선 기업은 그동안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를 크게 늘려 공급 과잉을 주도하는 전략을 써 왔다.
반도체 평균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앞선 공정 기술력으로 원가를 절감해 경쟁업체보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미세공정 기술 난이도가 높아져 공정 전환의 효과가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만큼 반도체기업들의 생산 투자 속도가 이전보다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최신 D램 미세공정 기술은 2016년 22nm(나노미터)에서 2017년 20nm로 발전했지만 2018년에는 19nm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연 평균 미세공정 발전 속도가 1nm에 그친 것은 사실상 한계를 맞은 것"이라며 "2017~2018년 정점을 맞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설 투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은 지난해 약 43조 원에서 올해 35조 원, 내년 34조 원까지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도 올해 17조 원 정도에서 내년 15조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가 줄어들면 외형 성장은 어렵겠지만 수익성은 지금과 같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