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KT 직영대리점에서 알뜰폰을 판매하기로 했다.
황창규 회장은 이통시장에서 KT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자 알뜰폰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시장 영향력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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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2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전국 250여개 직영 대리점에서 알뜰폰을 판매하기로 했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알뜰폰에 판매망을 제공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KT는 3월에 40여개 대리점에서 시범적으로 알뜰폰을 판매한 뒤 단계적으로 이를 확대하려고 한다.
이에 따라 알뜰폰사업 계열사인 KTIS, 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에스원 등이 KT의 판매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KT직영 대리점에서 알뜰폰 판매가 늘면 가입자들이 이용하는 통신망의 영향력도 늘어난다.
또 KT는 알뜰폰을 통해 상당한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알뜰폰업체는 가입자가 내는 통신요금의 50% 정도를 망 공급자에게 지불하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알뜰폰업체들은 5만5천 원 요금제 이하 고객이 내는 통신요금의 45%를 망 이용료로 내야하며 5만5천 원 이상 요금제의 경우 55%를 낸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과 같이 독립된 전산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에 대한 사용료도 받을 수 있다.
KT는 알뜰폰 판매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사들은 시장점유율을 계산할 때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용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도입된 이후 가입자가 계속 줄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약 8500명, 11월 2만5천 명, 12월 1만6천 명의 고객을 잃었다. 이어 지난 1월에도 8천 명이 이탈했다.
반면 알뜰폰이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알뜰폰의 점유율은 지난해 8%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달 8.27%까지 증가했다. 알뜰폰은 올해 점유율이 1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알뜰폰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KT는 알뜰폰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1위 SK텔레콤과 격차가 2%도 나지 않는다. 또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에 통신망을 제공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전체 알뜰폰 시장의 17.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가 알뜰폰을 통해 경쟁사로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막고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