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CJ그룹에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한다.
지난해 정부가 전환형 시간선택제 도입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이다. 전환형 시간선택제가 점차 확산돼 경직된 고용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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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CJ그룹은 올해부터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CJ그룹은 아직 다소 낯선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연착륙하기 위해 주요 10개 계열사에서 우선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환형 시간선택제는 전일제(풀타임) 근무자가 시간제(파트타임) 근무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제도다. 근무시간이 감소하면 임금도 줄어들지만 정규직 지위가 유지되는 데다 일정 시간 뒤 다시 전일제 근무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적용할 경우 출산이나 육아, 학업 등을 이유로 퇴사하는 인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충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전일제 직원을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회사에 전환장려금도 준다.
CJ그룹은 식품, 유통, 미디어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어 여성인력 비중이 높다. 2013년 기준 CJ그룹의 여성근로자 비중은 63%다. 이는 국내 100대 기업 평균 여성근로자 비중 33%을 크게 웃돈다.
이 때문에 CJ그룹은 전환형 시간선택제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생소한 제도지만 전향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중요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핵심 국정과제라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참석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강조하며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독려했다. 이 장관은 “단기적 이익에 연연하다 보면 더 큰 이익을 놓칠 수 있다”며 “근로시간을 줄이고 시간선택제를 고용해 더 많은 이익과 높은 생산성을 얻은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CJ그룹은 2013년 1만5천 여 명의 비정규직을 시간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계획을 발표했다. CJ그룹이 대기업 중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은 당시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 달성에 호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라고 시간제 일자리 전환배경을 설명했다.
CJ그룹은 이번에도 다른 대기업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CJ그룹은 5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CJ그룹에서 전환형 시간선택제 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민간기업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산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J그룹이 정부의 고용시장 재편을 도울 도우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