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임금을 6년 만에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실적부진에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임원급여를 동결했는데 삼성전자가 올해 직원 임금도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는 물론이고 업계 전반으로 임금동결 여파가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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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26일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노사합의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임직원 임금을 모두 동결한 것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명의로 임직원들에게 임금동결 사실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이메일을 통해 “노사가 정말 많은 논의를 했으며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중"이라며 "최종적으로 임금이 동결됐지만 일부 복리후생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준인상률은 동결하되 개별성과에 따른 성과인상률은 소폭 올리기로 했다. 연봉제 직원은 평균 2.3%, 비연봉제 직원은 평균 2.2% 인상된다. 그러나 현재 1%대인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봉동결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지난해 배당총액을 2조9246억 원으로 발표했다. 2013년 2조816억 원보다 40.4%나 늘어났다. 실적은 부진했지만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배당을 크게 늘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주주친화정책은 물론이고 내수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환류세제를 설정하며 배당·투자·임금 등 기업이 쌓아둔 돈을 풀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에 발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배당은 늘린 반면 임금은 동결해 경제활성화 의지가 빛이 바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임금을 동결하면서 임금동결 움직임이 다른 기업에도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임금동결은 상징적”이라며 “실적이 악화하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영업이익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가 임금을 동결한 이상 다른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2009년에도 임금동결을 발표하자 삼성그룹 계열사는 물론이고 LG전자 등이 임금을 동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