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양산을 목표로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19년 초에 대형 올레드 패널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업황이 나빠짐에 따라 사업 구조를 올레드로 전환하기로 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대형 올레드로의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을 안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까지 대형 올레드 패널 양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디스플레이 제조기업으로 올레드TV시장에서 선두지위를 공고히 구축하면 안정적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대형 올레드로의 전환이 늦어져 시장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광저우 공장 설립 허가 지연과 재무상태 악화 등 올레드 전환 투자에 난항이 이어지면서 광저우 올레드 8.5세대 공장 완공은 2019년 하반기로 미뤄졌고 파주 10.5세대 올레드 라인 가동도 2020년에서 2021년으로 지연됐다.
LG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 패널 공급 물량은 올해 상반기 127만 대 가량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9년 상반기도 133만 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전환 투자가 지체되는 사이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8세대 LCD 라인을 퀀텀닷 올레드로 전환하고 현재 건설하고 있는 A5 공장도 10.5세대 올레드 라인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 올레드는 퀀텀닷 기술과 올레드 기술을 결합한 올레드 패널로 고화질 올레드TV에 탑재될 수 있다.
지금까지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던 올레드TV시장에 삼성디스플레이도 진입하게 되는 셈인데 현재 올레드TV시장의 패널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에 고객사를 내어줄 가능성도 있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레드TV용 패널 수요는 2020년에 800만대, 2021년 1천만 대에 육박해 연 평균 5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는 2019년 하반기부터 대형 올레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강력한 후발주자가 시장에 진입하면 입지가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 올레드 8세대 파일럿 라인 전환투자를 시작으로 대형 올레드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2022년 A5 올레드 10.5세대 라인 가동을 시작하면 65인치 기준 연간 400만 대, 75인치 기준 300만 대의 올레드 패널 생산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할 퀀덤닷 올레드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올레드 기술과 비교했을 때 색 재현력을 높이는 고색 재현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색 재현이란 현실에 가까운 색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 LCD(QD-LCD)는 고색 재현 기술면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와 퀀텀닷 장점을 결합한 퀀텀닷 올레드 패널 생산에 나선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전환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대형 올레드시장을 놓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사업에 뛰어든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어 회사 차원에서 그 문제와 관련해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사업구조가 LCD가 아닌 올레드 위주로 성장한다는 면에서 대형 올레드의 전환 속도와 사업 확장 여력이 LG디스플레이 기업가치 산정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