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메리츠화재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조 회장은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경영실적이 부진하자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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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메리츠화재는 26일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25일 밝혔다.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400~500명 선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화재는 모든 임원들의 연봉도 약 20%를 깎기로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직급이 높고 나이가 많아 인력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경쟁력 확보와 상위권 보험회사 진입이 힘든 상황”이라며 “노동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희망퇴직자에게 직급과 근속년수를 기준으로 최대 32개월 치의 표준연봉을 주기로 했다. 또 최대 1천만 원의 자녀학자금을 지급하고 전직지원 프로그램 위탁교육도 제공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2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3년보다 10% 이상 줄어든 것이다.
2013년은 회계연도기준이 변경되기 전이어서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의 실적만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말 남재호 전 메리츠화재 사장 등 임원 16명을 모두 해임하면서 구조조정을 준비했다. 메리츠화재 전체 임원 34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줄인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당시 일반 직원들은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결국 방침을 바꿨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메리츠화재를 놓고 외부 컨설팅회사의 진단을 받은 결과 약 400명의 직원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 메리츠화재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529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그동안 영업인력이 부족한데 경영관리 등 몇몇 부문의 인력이 지나치게 많고 직급과 근속년수도 높은 항아리형 인력구조여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른 손해보험회사들도 사정이 비슷한 만큼 올해 보험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