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에 반도체사업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등 다른 사업의 부진을 만회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사업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큰 데 메모리반도체업황이 악화되고 있어 삼성전자가 4분기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라며 "반도체가 영업이익 상승을 견인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연결기준으로 매출 65조 원, 영업이익 17조5천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시장 평균 예상치인 17조1천억 원을 웃돌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D램 물량을 큰 폭으로 늘리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반도체사업에서 13조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37% 늘어난 수치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 영업이익은 2조3천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0% 줄고, 디스플레이부문 영업이익은 9천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7%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 영업이익은 7천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약 59%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메모리반도체업황은 4분기부터 본격적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히 삼성전자가 반도체업황 악화로 실적에 받을 타격도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돈 점은 긍정적이나 반도체에 실적 의존도가 지나친 점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이익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 개선 여력도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하락의 타격을 다른 사업의 이익 개선으로 만회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조절하고 있어 내년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내년까지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10'도 여러 기능이 추가돼 좋은 판매량을 올리면서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