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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 연휴를 앞둔 지난 15일 서울의 한 백화점 면세점 화장품코너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춘절연휴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30%증가한 12만6천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하면 화장품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중국대륙에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K-뷰티' 열풍이 함께 불고 있다. 연예인들조차도 입소문이 난 한국 화장품은 일단 구매하고 본다.
중국발 한국 화장품 인기는 홍콩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거쳐 남미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어떻게 이토록 인기를 끌까?
◆ 한국 화장품 인기, 오르고 또 올라
중국 영화배우 장백지가 지난달 중국 백화점에서 직접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제품을 구매한 일이 중국 전역을 소란스럽게 했다. 이 일 이후로 설화수 제품을 찾는 요우커가 급증했다.
요즘 요우커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LG생활건강의 ‘후’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출순위를 보면 전통강자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2위로 밀려나고 LG생활건강의 후가 선두로 올라섰다.
중국인들은 국내 화장품 성장을 이끄는 ‘큰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한국이 화장품(향수 포함)을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중국(3억2300만 달러)이었다. 홍콩(2억1300만 달러), 일본(1억23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세계 화장품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따라잡았다.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의 기업가치는 2011년 일본 시세이도를 추월했다. 당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터지면서 일본 화장품의 위상은 추락했다.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와 유럽시장에 진출하기가 쉬워졌다”며 “이런 추세라면 국내 화장품 관련업체들의 올해 기업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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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다이어트&성형 박람회 '2015 메디뷰코리아'에서 한 여성이 미용기구를 체험하고 있다. |
◆ 한국 화장품, 외모지상주에 힘입어 실력 늘어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얻게 된 요인 중 하나는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외모지상주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2월 한국의 외모지상주의 풍토를 보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화장품 매장을 돌다 보면 알지 못했던 피부문제들을 관리하게 만든다”며 “속눈썹 연장술도 미국보다 한국에서 훨씬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하철 입구는 성형외과의 수많은 성형전후 사진들로 도배되어 있다”며 “한국사람들은 완벽을 추구하는 듯 흐트러진 모습을 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국내 연예인들이 ‘뷰티 멘토’를 자청하면서 외모지상주의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들을 흉내내려는 욕망이 화장품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연예인들은 케이블방송 ‘겟잇뷰티’ 등의 뷰티 프로그램에 등장해 화장품들을 비교하기도 한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제품상표를 떼고 품질만으로 화장품을 평가한다고 홍보한다. 이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화장품들은 단숨에 매출이 뛰어오른다.
젊은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남성화장품시장은 세계 1위를 자랑한다. 세계 남성화장품 판매액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남성들은 매장에서 화장품을 사는 게 쑥쓰러워 온라인쇼핑몰을 주로 이용했지만 이제 당당하게 매장에서 화장품을 고른다.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규모는 2000년에 들어서서 매년 15% 이상 성장 하고 있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져 남성화장품 시장만 해도 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와 눈높이에 맞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생산기술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글로벌코스메틱 연구개발사업단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술수준이 지난해 선진국의 8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과 기술격차는 5.2년에서 4.8년으로 단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