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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 연휴를 앞둔 지난 15일 서울의 한 백화점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한국을 찾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관광인프라가 빈약해 요우커들의 불만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요우커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온힘을 쏟고 있어 중국인 특수를 일본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요우커, 한국 재방문율 크게 낮아
23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 연휴인 18일부터 24일까지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2만6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30%나 늘어난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만 600만 명 이상이 한국을 찾았다. 2013년에 비해 무려 41% 늘어났다. 이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의 지난해 방문자가 승용차 70만 대 수출과 맞먹는 경제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1인당 500달러 이상 쇼핑으로 지출하는 비율이 63.6%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장소로 면세점을 선택하는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큰 손’으로 급부상한 데 발맞춰 열악한 관광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인 관광객 방문자가 장기적으로 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의 만족도 평가조사 결과 중국인 관광객은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14위를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30%에 그쳤다. 이는 일본 관광객(64%)보다 훨씬 낮으며 심지어 지리적으로 거리가 먼 미국보다도 낮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재방문율이 낮은 이유는 ‘의사소통’ 문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체관광을 통해 가이드와 동행하지 않은 개인여행객의 경우 택시를 타면 영어조차 통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는 불평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게다가 국내 중국전담 여행사들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바가지요금’을 부과해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일부 여행사들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저가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저가상품들은 거의 서울 관광명소 몇 곳과 제주 관광명소 몇 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끝난다. 대신 쇼핑센터를 돌며 물건을 사도록 강요하고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일본, 친절 서비스로 ‘큰 손’ 맞는다
일본 정부는 특유의 친절한 서비스 정신을 앞세워 중국인 관광객 끌어모으기에 한창이다.
이번 춘절 기간에만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40만 명이었는데 전년보다 83%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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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쿄 백화점이 복주머니를 사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대만, 한국에 이어 3위였지만 증가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가운 중일 외교관계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가 엔저 정책과 친절한 서비스 도입으로 관광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정부는 지난달부터 중국인 관광객 비자 발급요건을 완화했다. 그 결과 지난달 중국에서 발급한 방일 비자는 25만 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급증한 것이다.
일본정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기 여행비자만 있으면 8% 소비세를 면제받을 수 있게 했다. 또 일본 각 지역에 1만여 개 면세점을 갖추는 등 다양한 면세점과 명품 브랜드 매장을 개장하도록 허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1인당 평균 소비액이 한국방문 관광객보다 3배 이상 많을 정도로 씀씀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유통업체들도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직원들에게 중국어 회화를 직접 교육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매장에 중일 번역기까지 도입했다.
일본 도쿄의 세이부 백화점 본점은 이번 춘절 기간에 도쿄와 신주쿠에 있는 11개 호텔에 중국어 전단지 1만 부를 배포했다. 다이마루마쓰지카야 백화점은 100만 엔의 보석 복주머니를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도쿄 시내 백화점은 이번 춘절 기간에만 면세점 매출이 4~5배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기업들은 상여금까지 내걸며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아동복브랜드인 미키하우스는 직원 1명에게 최대 50만 엔의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해 중국인 관광객 끌어모으기에 직원들이 나서도록 독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