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1일 금감원은 우리은행 경영실태 평가 사전조사를 시작했다. 본평가는 10일부터다.
금감원은 올해만 3번에 걸쳐 장애를 일으킨 우리은행의 전산 시스템을 자세히 살필 뜻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차세대 전산 시스템 ‘위니’를 도입한 이후 전산 오류가 잦다”며 “경영실태 평가의 정보기술(IT)부문 검사를 통해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경영실태 평가는 2년마다 실시하는 정례적인 것이지만 손 행장이 이번 평가로 안게 되는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계속된 전산 장애로 우리은행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10월 중순 금융위원회가 내놓을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에 영향을 미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은행 전산 시스템 평가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로서 갖춰야 할 여러가지 요건들을 심사해서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을 둘러싼 여론이 나빠지면 금융위도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를 두고 상황을 한번 더 살피거나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시기를 뒤로 미룰 가능성은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잦은 전산 장애를 이유로 정부가 우리은행에 지주사 전환 인가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게시물까지 올라와 있다.
손 행장은 서둘러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9월21일 전산 장애가 발생한 뒤 서버 용량을 10배 가까이 늘리고 우리은행 내부 거래망과 타행 거래망을 분리하는 등 전산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거래량이 많은 명절 직후인 27일에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던 점을 보아 앞으로 거래량이 급증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행장과 우리은행 경영진은 추석인 25일에도 출근해 전산 장애 관련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우리은행이 10월 한 달 동안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에 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결정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금융위지만 이를 두고 금감원도 의견을 낸다”며 “우리은행은 전산 시스템을 두고 이번 경영실태 평가에서 작은 흠도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