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첨단 미세공정 기술인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양산을 본격화한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의 두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14나노 핀펫을 앞세워 올해 시스템LSI사업부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 삼성전자, ‘14나노 핀펫’ 반도체 본격 양산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차원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모바일 AP의 양산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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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모바일 A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이다.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공정이 미세화할수록 성능이 향상되고 소비전력도 개선된다. 반도체 크기가 작아지면 한 장의 웨이퍼(기판)에서 만들 수 있는 반도체 숫자도 늘어나 생산비용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평면구조의 미세화 공정은 점차 한계에 달하고 있다. 모바일 AP와 같은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20나노가 설계가능한 최소크기로 알려져 있다.
핀펫은 이러한 평면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기술이다. 핀펫은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쌓아 만든다. 돌출된 게이트 부분이 물고기 지느러미(fin) 모양과 닮았다고 하여 핀펫으로 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AP는 기존 20나노 공정보다 성능이 20% 향상된 반면 소비전력은 35% 적다고 설명했다. 생산성도 30% 개선돼 고성능과 저전력, 고생산생의 특징을 갖춘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강조했다.
한갑수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로직공정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번 14나노 모바일 AP 공급으로 고사양 스마트폰의 성능향상이 가능해 신규수요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메모리반도체에서도 업계 최초로 3차원 V낸드 양산에 성공한 상태다. V낸드는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소비를 줄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모두에 3차원 반도체 공정을 적용해 미래 ‘3차원 반도체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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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7 옥타' <삼성전자> |
◆ 시스템LSI사업부 올해 턴어라운드 기대
삼성전자가 이번에 양산에 돌입한 14나노 핀펫 모바일 AP는 ‘엑시노스 7 옥타’ 시리즈에 처음 적용된다.
14나노 핀펫공정이 적용된 신제품의 명칭은 ‘엑시노스 7420’으로 알려져 있다. 엑시노스 7420은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탑재될 것이 유력하다.
삼성전자에서 시스템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14나노 핀펫공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투자간담회에서 “14나노 핀펫공정 기술은 주요 고객사에 제품을 적기에 납품할 수 있을 정도로 수율이 좋다”고 말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1조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퀄컴과 모바일 AP 경쟁에서 밀렸고 대만의 TSMC에 주요 고객사였던 애플을 빼앗긴 탓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퀄컴칩 대신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를 대량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스템LSI사업부 실적이 올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또 애플의 차기 모바일 AP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주전에서도 TSMC를 제치고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빨리 14나노 핀펫제품을 상용화할 것으로 보여 시스템LSI사업부의 조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며 “시스템LSI사업부는 올해 7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내년에 다시 조 단위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