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NH농협금융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을 관료출신이 차지하면서 관료에게 약한 농협금융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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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NH농협금융은 16일 주주총회를 열어 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과 민상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두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다.
전홍렬 전 부원장은 재무부 이재국과 증권국을 거쳐 2005년부터 3년간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일했다.
민상기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였으며 한국선물학회장, 한국금융학회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NH농협금융의 기존 사외이사 2명은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손상호 전 금감원 부원장보다. 전홍렬 전 부원장이 이번에 영입되면서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정부 출신 인사로 임명됐다.
NH농협금융이 지난해 불거진 관피아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료 출신 인사를 선호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른 금융지주회사들이 사외이사 선임을 앞두고 대부분 민간 인사들을 고려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KB금융은 최근 사외이사 후보 6명을 뽑으면서 경쟁회사 출신인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을 영입했다. 김중회 전 KB금융 사장도 선정됐으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라는 이력 때문에 관치논란이 생기자 사외이사 자리를 맡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금융은 2012년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했을 때부터 관료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주로 선임했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2012년 NH농협금융 사외이사로 임명된 뒤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다. 그는 2013년 KDB산업금융지주 회장이 됐다가 현재 통합 산업은행장으로 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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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
있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NH농협금융 사외이사를 맡은 뒤 2012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배국환 전 차관은 지난해 8월 사외이사를 중도사퇴한 뒤 인천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하고 있다.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장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임명됐다.
NH농협금융이 정부 자금을 지원받는 농협중앙회 산하에 있기 때문에 관료 출신 인사가 사외이사로 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금융은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관료 출신 인사가 사외이사로 오는 일이 다른 금융지주회사보다 많다”며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위해 민간 인사를 찾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다른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