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여야 3당 대표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연합뉴스> |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한 여야 3당의 대표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9일 오전 9시50분경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에 앞서 18일 여야 3당 대표와 안 부의장이 면담하기로 했지만 3당 대표가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아 면담이 무산됐다.
김 상임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학수고대의 보람이라는 게 바로 오늘 같은 광경을 놓고 예로부터 쓰던 의사표시라고 생각한다”며 18일 면담이 불발된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해찬 대표는 “(남북관계가) 2000년 6.15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도 잘 나가다가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는 바람에 11년 동안 남북관계가 단절돼 여러 손실을 봤다”며 “이제 우리가 다시 집권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남북관계가 영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왔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리해찬 선생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 올라섰다는 희소식에 다시금 통일의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리라는 신심을 가지게 됐다”고 화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해찬 정동영 두 대표를 만난 과거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의 방북은 이번이 세 번째로 김 상임위원장과는 면식이 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참여했고 2007년 3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방북해 그해 10월 열린 정상회담을 이끌어냈다.
정 대표도 2005년 통일부 장관 신분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냈다. 이때 김 상임위원장을 만났다.
김 상임위원장은 “통신을 통해 자료를 읽을 때마다 리해찬 선생과의 추억에 잠기곤 했다”며 이해찬 대표와의 친분을 드러냈다.
김 상임위원장은 정 대표에게는 “다른 동무들을 통해 들었는데 남녘에서 정동영 선생이 지금 무슨 활동을 벌이는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백의종군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그러더라”며 웃었다.
정 대표가 김 상임위원장에게 ‘위원장님은 10년 전에 뵀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말하자 김 상임위원장은 “우리 통일 위업을 성취할 때까지 영원히 이 모습대로 활기 있게 싸워나가자”며 “대장부가 되자. 민족의 대의는 통일이 아니겠느냐”고 화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정미 대표에게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더 뜨겁게 합심해 통일 위업 성취에 매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면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18일 여야 3당 대표와 안 부의장의 면담이 불발된 것을 두고 “정상회담 배석자 숫자가 갑자기 예상보다 많이 줄어 장관들이 이쪽에 합류하게 됐다”며 “당 대표 3명과 장관들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잘 안 돼 우리 쪽이 불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면담 일정이 다시 잡힌 것을 두고서 “18일 연회장에서 ‘사정이 이렇게 됐는데 20일 면담을 해야 한다’고 하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연히 하셔야 한다’며 즉석에서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