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평양에서 북한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정상회담에 주요 그룹 총수들의 동행을 놓고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이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그룹 총수의 방북이 북한에 경제적 보상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주요 그룹 총수의 북한 동행과 관련해 “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과 참모 인사들이 평양에 가서도 대한민국 국민을 우습게 보고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고 공격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8일 브리핑을 통해 주요 그룹 총수 방북에 북한 측 요청이 있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 데 대해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것이다.
윤 수석은 “전적으로 우리 정부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해 경제인들의 수행단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18일 평양에서 리룡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황호영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윤 수석의 설명과 어긋날 수 있는 장면도 있었다.
황호영 국장은 이 부회장에게 인사하며 “우리가 오시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19일 이와 관련한 질문을 다시 받자 “이 부회장에 대한 북한의 초청 요청은 없었다”며 “우리가 명단을 북측에 줬을 때 승인했다는 의미라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지만 북측이 경제인 누구를 데려오라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북한을 두고 경제 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그룹 총수의 방북은 국제사회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는 대목이다. 자칫 경제 제재의 공조체제를 약화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방북한 주요 그룹 총수들은 직접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어떤 경위로 기업인 방북이 이뤄졌는지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신들은 주요 그룹 총수의 방북에 따라 북한 제재 완화와 경제 개방이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경제협력 협상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잠재적으로 경제적 보상이 있을 것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바라봤다.
CNN은 17일 ‘왜 삼성의 억만장자 총수가 북한에 갈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경협에 적극적 태도를 나타내 북한 무역과 기반시설의 개방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계획이 삼성과 다른 주요 그룹에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경제 제재를 비핵화를 위한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8월21일 한 집회현장에서 “지난 3개월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엄청난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며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지만 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