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실으면서도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8월31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들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월31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진행하면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
한국은행은 8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9개월째 유지했다.
한 금통위원은 “중기적 관점에서 과도한 금융불균형의 누적을 억제하는 동시에 정책여력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소폭 축소해 투자 유인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들면서도 인상 시점을 놓고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금통위원은 “현재의 성장, 물가, 금융상황을 종합해 볼 때 거시경제 불균형 위험보다는 금융 불균형 위험에 유의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현재보다 다소 축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금통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신흥국 금융 불안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고 경제주체의 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만큼 상황 전개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금통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년 동안 가계부채 증가와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거시지표 움직임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이 아직 낮은 수준인 만큼 금리 인상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 금통위원도 있었다.
이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거시경제의 하방위험을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근원 물가 상승률은 1.0%까지 떨어졌고 앞으로 내수가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금통위원들이 지난 회의 때보다 늘어나면서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를 한차례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