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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사외이사 최종후보로 뽑았다.
국내 금융권에서 경쟁회사의 CEO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윤 회장은 KB금융을 ‘리딩뱅크’로 만들려는 목표를 세웠는데 신한금융의 경쟁력을 접목하기 위해 파격적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윤종규, 신한금융 창립멤버 사외이사 영입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주주들과 외부 헤드헌팅회사 2곳에서 추천받은 차기 사외이사 1차 후보군을 인선자문단이 평가한 결과를 기반으로 놓고 심사해 최종후보를 선정했다.
KB금융 차기 사외이사 최종후보는 김유니스 이화여자대학교 로스쿨 교수,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소 부소장, 이병남 LG인화원 원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최운열 서강대학교 교수, 한종수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 교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되는 인물은 25년 동안 신한금융에서 일했던 최영휘 전 사장이다.
최 전 사장은 한국은행에 근무하던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사무관으로 일했다. 그는 1982년 신한은행이 만들어질 때 합류한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그만큼 신한금융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최 전 사장은 신한은행 국제부장, 뉴욕지점장, 종합기획부장 등의 요직을 거쳐 1999년 신한은행 부행장이 됐다. 그뒤 신한금융 부사장을 거쳐 2003년 신한금융 사장으로 임명됐다.
최 전 사장은 굿모닝증권과 조흥은행 인수 등을 지휘했으나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갈등 끝에 2007년 3월 신한금융을 떠났다.
윤 회장은 국내 금융권 1위인 신한금융의 경쟁력을 KB금융에 접목하기 위해 최 전 사장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1조4007억 원을 내 신한금융의 2조811억 원에 훨씬 뒤졌다. KB금융은 2007년 순이익 2조8천억 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회사의 선두를 달렸으나 2010년대 들어 신한금융에게 1위를 내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대 경쟁회사의 CEO였던 사람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 자체가 그동안 금융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윤 회장이 금융회사 1위 자리를 다시 얻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 금융위 모범규준 따른 사외이사 최종후보 선정
윤 회장은 사외이사 최종후보들을 다양한 직업과 경력을 갖춘 인사들로 선정했다.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제시한 사외이사 기준을 충실히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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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
김유니스 교수는 하나금융에서 금융회사의 준법감시시스템인 컴플라이언스 담당 부사장으로 일했다.
박재하 부소장은 한국금융연구원 부소장 출신으로 금융산업발전과 금융구조개혁 관련 정책연구 전문가다. 2011년부터 아시아개발은행 부소장을 맡고 있다.
최운열 교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출신으로 국민은행, 우리금융, 삼성카드, KTB자산운용 등 다양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이병남 원장은 1995년부터 LG그룹 인사와 교육을 맡은 조직인재관리 전문가다. 한종수 교수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일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차기 사외이사 최종후보는 법률부터 회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을 보유했으며 직업군도 다양하다”며 “여성을 포함하고 연령과 학교도 고려해 균형 있는 후보진을 짰다”고 말했다.
김중회 전 KB금융 사장도 최종후보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전력 때문에 ‘관치논란’이 빚어지자 사외이사를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으로 KB금융 사장을 맡은 적이 있다.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김중회 전 사장의 빈자리를 채울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차기 사외이사 후보는 자격검증 절차를 거쳐 오는 27일 이사회에서 의결을 받는다. 그뒤 3월 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선임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