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료방송시장 개편이 결국 LG유플러스 중심으로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가능성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CJ헬로는 현재 3위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사는 실제 딜라이브를 인수하려는 목적보다는 ‘몸값 올리기’라는 시각이 많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CJ헬로 인수를 위해 CJ그룹과 접촉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는 약 1조4천억 원의 기업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 등과 같은 통신사의 CJ헬로 인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규제 상황 등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바라봤다.
SK텔레콤은 2016년 7월 CJ헬로를 인수하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공정위는 2016년 7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허하면서 합병법인의 일부 유료방송 지역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시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가로막았던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상황 평가 기준이 변하지 않은 만큼 LG유플러스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하 부회장은 이전에 경영을 맡았던 권영수 부회장에 이어 다시 CJ헬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부회장이 눈에 띄는 대외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경영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지주사인 LG와의 논의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말이 주위에서 나온다.
이통3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MWC 아메리카 2018’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도 케이블TV 인수합병과 관련해 LG그룹 내부가 긴박하게 돌아가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정도다.
전임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도 2016년 취임 바로 다음에 열린 MWC에 참석하지 않았다. 권 부회장은 당초 참석하기로 했으나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최성준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SK텔레콤과 CJ헬로의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행보였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 부회장도 아무런 이유 없이 MWC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MWC 기간 인수합병 등에서 진전된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차원에서도 CJ헬로를 인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LG유플러스가 1조 원이 넘는 CJ헬로를 독자적으로 인수하기 힘든 만큼 그룹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까지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취임과 하 부회장과 권 부회장의 자리 맞바꿈 등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그룹 조직이 안정되고 있고 구 회장도 정보통신(IT) 기술에 관심이 많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입수합병에 호의적일 것으로 추측된다. 케이블TV 인수를 적극 추진했던 권 부회장이 지주사 LG로 이동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홍식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CEO 교체로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은 사실상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LG그룹이 4세 경영시대로 돌입하면서 LG유플러스가 LG그룹 내 4차산업 핵심회사로서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합병을 놓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이 유력해졌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는데 아직은 진전된 것이 없다”며 “다각도로 케이블TV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