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글로벌투자전략책임자(GISO)가 올해 미래에셋대우 세전 순이익 1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해외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세전 순이익 1조 원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만만치 않아 보인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글로벌투자전략고문(GISO)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이 상반기에 진행한 미래에셋대우의 주요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 영국, 홍콩, 호주,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2조4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웬만한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과 맞먹는 수준이다.
투자처도 홍콩과 영국의 오피스빌딩, 판교 오피스빌딩 등 전통적 부동산자산부터 중국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과 중국 드론업체인 DJI 등 4차산업혁명분야, 가스화력발전소 및 석탄터미널 등 에너지분야, 베트남 제약사 트라파코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목표로 세전 순이익 1조 원을 내걸었던 만큼 글로벌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2월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보다 50% 많은 연결 세전 순이익 1조 원을 내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세전 순이익 기준으로 1조 원을 넘긴 곳은 아직 없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 규모를 국내 증권사 최초로 8조 원대로 불린 만큼 이에 걸맞은 순이익 규모를 목표로 내걸은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박 회장은 3월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을 맡은 뒤 5월에는 국내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래에셋대우 글로벌경영전략고문을 맡아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해외부문과 관련된 투자수익과 수수료수익, 해외법인수익이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9%에서 올해 상반기에 27%까지 커졌다.
다만 올해 세전 순이익 1조 원이란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에 세전 순이익 4355억 원을 거두며 목표의 절반 가까이를 달성했지만 이는 글로벌 투자사업뿐 아니라 국내 증시 호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난 영향도 한몫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회사 55곳은 상반기에 순이익 2조6974억 원을 올려 2007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9177억 원)보다 40.7% 늘었다.
그런데 하반기에 미국발 무역분쟁이 연일 이슈가 되고 신흥국의 금융 불안, 국내 ‘고용 쇼크’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국내외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하반기에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이 해외 투자금융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글로벌사업에서 하반기에 어느 수준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지에 따라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자기자본 이익률(ROE) 추정치는 7%대 중반으로 지난해(7.2%)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까지 자기자본 이익률을 1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박 회장의 목표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총량을 위험관리시스템(Value at risk) 아래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모든 투자가 성공적일 수는 없는 만큼 이에 따른 리스크를 일부 감안해야 한다”며 “다만 국내 최대 자본을 보유한 증권사로서 글로벌 종합투자금융사(IB)로 가는 길을 정석적으로 밟아가고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