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9-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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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가 금융감독원의 독립보험대리점 단속 강화 움직임에 실적 호조를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보험회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에 지급하는 시책(수수료 외의 성과급) 비율을 제한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독립보험대리점이란 한 보험사의 상품뿐 아니라 제휴를 통해 다른 보험사의 상품도 파는 영업점을 말한다.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비교해서 소비자들에 추천해주는 만큼 이 채널을 통한 판매가 늘고 있으며 독립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은 보험회사 전속 설계사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보험회사들과 독립보험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들에 지급하는 시책(수수료 외의 성과급)을 최대 300%를 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고 매달 보험회사들이 시책이나 수수료 비율을 고지하도록 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시책 비율을 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권리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지나친 과열 경쟁은 업계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합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부터 독립보험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 및 시책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좋은 실적을 거둬왔다.
전속 설계사의 숫자가 삼성화재 등 대형 보험사에 크게 못미치는 만큼 독립보험대리점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매출은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1분기 장기 인보험부문에서 초회 보험료(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처음으로 납부한 보험료) 303억6천만 원을 거둬 삼성화재(343억4800만 원)를 바짝 뒤쫓고 있다. 3월 한 달만 보면 초회 보험료 132억9700만 원을 올려 삼성화재(129억8400만 원)을 제치고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독립보험대리점분야에서 다른 보험사들과 비교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립보험대리점에서 판매한 보장성보험 비율이 2018년 3월부터 꾸준히 20%를 웃돌아 메리츠화재가 1위를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 7월과 8월에 시책을 가장 많이 지급했으며 이 시기에 최대 600%까지 제공했다. 이 때문에 메리츠화재에 소속된 설계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 소속으로 이름을 바꿔 소비자들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해 시책을 챙기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수료 및 시책으로 메리츠화재의 상품을 판매하도록 설계사들을 유인할 요인이 적어지면서 메리츠화재가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거두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기존 독립보험대리점의 취지에 맞게 보험상품 경쟁력을 키워 수익성을 지켜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더욱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 유치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