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가족결합상품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를 통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으로 보조금 경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존 가입자를 지키고 수익성을 올리려 한다.
또 초고속인터넷과 방송 서비스와 연계해 이들 사업의 점유율도 함께 늘리려 한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가족결합 상품에 힘써
KT는 가족결합 서비스인 ‘올레 패밀리박스’ 혜택을 늘린다고 10일 밝혔다.
|
|
|
▲ 황창규 KT 회장 |
올레 패밀리박스는 결합상품에 가입한 가족 구성원끼리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또 매달 보너스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 올레 와이파이 이용권 등을 제공받는다.
KT는 여기에 혜택을 추가했다. 앞으로 3월부터 이 서비스 이용자들은 가족구성원 생일마다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쿠폰을 제공받는다. 이용자들은 쿠폰을 통해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매달 무료로 음악 100곡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도 지난 9일 가족결합 서비스인 가족무한사랑클럽을 통해 통신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달 9일 출시 당시 가족가입자들에게 매달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이를 바로 단말기 변경에 쓸 수 있도록 했다. 단말기를 먼저 구입하고 적립된 포인트로 매달 단말기 비용을 낼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가 우회보조금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변경을 요구하자 단말기 가격 지원 대신 통신요금 지원으로 내용을 수정했다. 그렇지만 가족 2명을 기준으로 1인당 매달 2500포인트씩 지급해 경쟁업체보다 1000포인트 가량 많이 지급한다고 LG유플러스는 설명한다.
SK텔레콤도 가족형 결합상품 이용 고객에게 포인트를 지급해 일정수준 이상으로 쌓이면 기기변경 등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T가족 포인트'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 왜 가족결합 상품에 주목할까
전문가들은 이통사들이 단통법 시행 이후 시장이 위축되고 보조금 경쟁이 어려워지자 가족결합상품 등의 혜택을 통해 가입자 유치경쟁을 하고 있다고 본다.
|
|
|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특히 이를 통해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고 장기 가입자를 늘리려 한다. 일반적으로 해지율이 낮아질수록 가입자당매출(ARPU)이 상승해 수익성이 늘어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위축되고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가족결합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단독으로 가입한 고객보다 서비스를 오래 이용한다”고 말했다.
가족결합 상품을 강화한 지난해 4분기 이통사들의 서비스 해지율을 모두 낮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해지율이 8년 만에 최저인 1.7%를 기록했다. KT도 월평균 해지율을 2.1%로 낮췄다. 이는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LG유플러스도 역대 최저인 1.8%의 무선 해지율을 기록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지율이 낮아지는 것은 여러 변수 때문”이라며 “그러나 가족결합 상품의 확대가 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족 가입자의 경우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도 같이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가족결합 상품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3사는 가족 가입자들에게 인터넷TV와 초고속 인터넷 등을 할인해 주는 상품도 늘려나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과 방송은 주로 가구단위로 이용한다”며 “이통사들이 가족결합을 통해 인터넷TV,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